버려진 반지하를 주민 배움터로… SH '공간복지의 마법'

      2021.03.28 17:22   수정 : 2021.03.28 18:31기사원문
뉴욕 맨해튼에서 10분 정도 걷다보면 쉽게 도서관을 찾을 수 있다. 공부를 할 수 있는 시설들도 곳곳에 갖춰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환경을 기대하긴 어렵다.

김세용 사장 취임 이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 같은 점에 주목헤 '공간복지' 실현을 추진, 가시적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노후임대 개선하고 청년건축가 육성

28일 서울시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SH공사가 시민들의 삶의 공간을 보다 가치있게 만드는 '공간복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간복지'는 주택을 싸게 많이 공급하는 주거복지를 넘어, 주민 삶의 질을 한층 끌어올리는 새로운 복지제도다.

김 사장은 지난 2018년 취임식에서 '공간복지'를 강조하며, 이를 공사의 핵심 비전 중 하나로 선정했다. 흔들림 없는 추진을 위해 2019년 4월 도시공간디자인실을 '공간복지전략실'로 확대·개편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공간닥터 프로젝트'와 '청년건축가 주도형 공간복지 프로젝트' 등이 있다.

2019년 1기가 시작된 '공간닥터 프로젝트'는 20년 이상 경과된 노후임대 아파트의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1기 사업기간 동안 21개 단지의 외부환경개선계획을 수립하고 4개 단지의 공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시작된 2기는 SH임대아파트 단지 내 운영이 어렵거나, 시설이 노후된 작은도서관 10곳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14명의 민간전문가들이 현장조사와 진단을 통해 작은도서관 복합화 등 시설개선 계획안을 마련했다.

또 다른 공간복지 대표 사업인 '청년건축가 주도형 공간복지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청년건축가 설계공모전'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건축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저층주거지 공간복지에 접목하는 사업이다.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교육부터 설계, 조성, 운영까지의 전체 과정을 함께 진행했다.

매입임대주택 중 폐쇄 또는 공급불가 세대로 비어있던 반지하 6곳에 청년건축가들의 아이디어가 접목됐다. 이에 쓸모없던 반지하 공간은 지역 주민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제공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구로구 개봉동 318-5 소재 지하 1층을 '작은 숲 아지트'로 만들어 젊은 주부를 위한 자기계발 공간 및 주민소통방으로 만든 게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구로구 오류동 '주민 건축학교' △양천구 목동 '가드닝 교육 공간' △양천구 신월동 전시공간 '십삼월' △성북구 정릉동 '아카이빙 활동' △성북구 종암동 '마을디자인 개선작업' 등이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1기 SH청년건축가는 '청년이 만들어 낸 반지하'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혁신적 주택 모델 공급 본격화

아울러 SH공사는 공간복지와 공공주택을 결합한 '서울형 컴팩트시티'와 '청신호 주택'을 통해 혁신적 주택 모델 공급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울형 컴팩트시티는 기존 컴팩트시티에 공간복지를 접목한 '도시행활서비스 제공' 모델이다. 이용률이 낮은 토지를 활용해 공간복지시설을 포함한 도시 주요 거점시설을 △일자리 △놀자리 △살자리 △설자리가 포함된 공간으로 재창조한다는 계획이다.

청신호는 미래 변화를 선도하는 '맞춤형 공공주택' 브랜드다.
청년 가구에 맞춰 가장 필요한 가구와 공간을 설계해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또 미세먼지 걱정없는 실내놀이터, 공동육아방, 빨래방, 파티공간 등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공간복지 시설도 조성됐다.


SH 관계자는 "서울시와 함께 공공청사와 행복주택의 국내 첫 복합시설인 '오류동 숲에리움(청신호 2호 주택)'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신촌동, 명일1동 주민센터 등 노후화된 공공청사와 SH공사의 행복주택을 복합해 공급할 예정"이라며 "청사뿐 아니라 다양한 저이용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복합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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