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사우나 화장실 숨어든 30대남자..붙잡히자 "용변 급해서"
2021.03.30 08:14
수정 : 2021.03.30 08: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성의 알몸을 훔쳐보고 촬영할 목적으로 여자사우나 화장실에 숨어들었다가 적발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31)는 지난해 5월 7일 오후 11시38분께 평소 자주 다니던 충남 당진시의 한 찜질방 3층 여자사우나 내부 화장실에 몰래 숨어들었다.
A씨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성들이 목욕 중인 여탕을 촬영하려 했으나, 때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손님에게 발각돼 촬영하지 못하고 도주했다가 곧바로 붙잡혔다.
이보다 앞서 A씨는 서울남부지법에서 비슷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으나 신상정보 등록 명령에 불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 카메라등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1단독 류창성 판사는 징역 10개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용변이 급해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을 뿐, 여자 목소리를 듣고서야 여자사우나 내부인 것을 알았다"며 망을 보고 빠져나오려고 카메라를 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해당 시설을 10회 이상 자주 방문해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여자사우나임을 알리는 문구가 입구부터 곳곳에 크게 적혀있어 모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1심과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을 심리한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성묵)는 “A씨가 항소심에서 강조하는 양형사유들은 이미 원심에서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에서 살핀 증거들로 A씨가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침입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일축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