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4구역, 올 상반기 분양 ‘먹구름’.. 고분양가 심사에 발목
2021.03.30 14:47
수정 : 2021.03.30 14: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 올해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온천4구역(래미안 포레스티지)의 고분양가 심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조합은 분양가 현실화에 따른 1900만원대를 노렸지만, 정작 키를 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온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신귀철)은 일반 분양가 3.3㎡당 평균을 1946만원으로 산정한다는 분양보증을 HUG에 신청했다.
앞서 양측은 이달 초 일반분양가에 대한 대면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서로 상반된 괴리감을 보이면서 업계에선 이미 어느 정도 이번 결과를 예측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이러한 결과를 실제로 받아들자 조합과 조합원, 시공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분위기다.
특히 당장 계획했던 2331가구 물량 일반분양 계획이 크게 틀어졌다. 당초 조합은 3월에 분양가를 확정 짓고, 늦어도 4월엔 분양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고분양가 심사 2개월 유효기간에 따라 결과를 통보받은 3월 26일로부터 2개월 후인 5월 말에나 재신청 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일반분양 일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양측이 개정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른 비교 사업장 선정부터 엇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조합은 이번 분양가 산정에서 명륜2구역(명륜힐스테이트)를 삼은 반면, HUG는 온천2구역(동래래미안아이파크)를 비교 대상지로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두 곳 모두 온천4구역에 비해 1년 내 분양 비교 대상지는 아니지만 거리상 1km 안에 사업지가 존재해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세대수를 비롯한 사업 규모와 분양시기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온천4구역과 견주어 사업 규모면에선 온천2구역(3854세대)이 근접한 반면, 분양시키는 명륜2구역(2019년 5월)이 앞선다. 결국 뚜렷하지 못한 심사 기준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조합 측은 심사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너무 획일화된 탁상 결정이라고 항변했다.
신귀철 조합장은 “부산의 첫 타깃 사업장이다 보니 아주 보수적으로 낮게 잡은 거 같다. 온천2구역은 올 12월 입주다. 사실상 준공사업장으로 봐야 한다. 거리 상으로도 명륜2구역이 500m 내로 훨씬 가깝다. 종전 평가금액도 거제2의 경우 400만원대이지만 온천4구역은 500만원 이상 수준이다. 그것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거기다 마감재라든지 내외부 공사비 규모도 차이를 크다. 그렇게 때문에 각 사업장의 내용도 (심사에서) 봐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조합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선분양을 재차 추진하면서 후분양을 염두에 둔 ‘투트랙’을 검토하고 있다.
신 조합장은 “심사 재신청과 후분양 모두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2개월 후에 비교 대상지가 바꿔서 합리적으로 조율한다면 받아들일 것”이라면서도 “(HUG가) 분양보증을 볼모로 분양가를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면 되겠나. 그러니 이제는 조합이 근접하게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비교 대상지를 선정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후분양은 이미 삼성물산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합원들이 부담을 가지고 강행하겠다면 그 뜻에 따라 추진할 것이다. 조합장이 가겠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후분양 카드’의 경우 아파트를 60% 이상 지은 후에 분양하므로 HUG의 분양보증이 필요 없어 분양가 통제 없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총 4043가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공사비를 미리 마련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조합에 큰 부담 될 수도 있어 조합 내에서도 옥신각신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사 내용에 대한 자세히 알려줄 수 없다”면서 “기준 자체는 지역별로 상이하지 않다. 하지만 지표 자체는 서울에 맞는 지표를 적용하고, 부산에는 부산에 근거한 지표를 적용하고 있다. 심사 방식에 따른 기준 자체는 동일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온천4구역 재개발 사업은 ‘래미안포레스티지’를 단지명으로 하고 3개 단지, 지하 6층~지상 최고 35층 36개 동, 전용면적 39~147m2 총 4043가구 규모로 추진 중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