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2021.03.31 18:05
수정 : 2021.03.31 18:36기사원문
그런데 이 확률이 비공개다. 당첨될 확률은 로또급으로 낮다고 한다. 일부 이용자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억원을 써도 아이템 사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한다.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비밀인 만큼 이를 공개하라는 건 재산권 침해행위라고 말한다. 반면 이용자들은 확률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돈만 나간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급기야 뿔난 이용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게임회사와 국회 앞에서 트럭시위를 했다.
사태는 이용자 탈퇴와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 바람에 게임 황제주인 엔씨소프트 주가가 한달 새 1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확률형 아이템 전면규제를 요청하는 청원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정치권에도 불똥이 튀었다. 여야 의원들은 확률 공개 의무화와 위반 시 처벌을 명문화한 규제법안을 발의했다.
게임업계는 부랴부랴 사과와 함께 확률 공개대상 확대 카드로 진화에 나섰지만 원성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활동이 늘면서 게임업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한 대형 게임업체가 지난해 올린 수조원 매출 가운데 90%가량이 아이템을 팔아서 번 돈이란 통계도 있다.
게임사에 확률형 아이템은 쉬운 돈벌이이다. 게임천국 일본과 벨기에 등 주요 국가에선 확률을 공개한다. 게임사가 고객을 상대로 불공정한 게임을 해선 안된다. 이러다 고객 돈으로 쉽게 돈을 벌어 직원들 연봉잔치를 한다는 비아냥이 나올지 모른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