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세계 M&A, 사상최대
2021.04.01 08:12
수정 : 2021.04.01 08:12기사원문
올 1·4분기 전세계 인수합병(M&A) 규모가 40년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에서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이 붐을 탄 덕이다.
세계 경제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M&A 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올들어 3월 30일 현재 합의된 전세계 M&A 규모가 1조30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최소 1980년 이후 1·4분기 규모로 최대 수준이다.
2000년 닷컴거품 당시보다도 열기가 더 뜨겁다.
팬데믹 초기 M&A 시장이 붕괴된 이후 강력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음이 이번 집계로 재확인됐다.
M&A 붐의 가장 강력한 축은 미국시장이다. 미 M&A는 1년 전에 비해 160% 급증했다.
씨티그룹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 캐리 코크먼은 "1년전 침체와 비교되는 반등세는 그 어떤 M&A 회복세보다도 극적"이라면서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라고 못박았다.
M&A 붐은 협상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주간사 투자은행들에도 막대한 이윤을 안겨다 줬다.
투자은행들의 1·4분기 M&A 수수료 수입은 370억달러가 넘어 20여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붐의 주역은 종이 뿐인 껍데기 회사 스팩이다. 유망 비상장 업체와 합병하고 나중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우회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스팩은 1·4분기 전체 M&A의 25%가 넘는 172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했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테슬라 경쟁사인 고급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의 우회상장을 위한 합병이다. 루시드는 마이클 클라인의 처칠캐피털 코프IV와 2월에 240억달러짜리 합병에 합의했다.
3월에도 키프로스에 본사가 있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이토로가 베치 코언의 핀텍 애퀴지션코프V와 100억달러에 합병하기로 했다.
UBS의 시모나 말레라는 "M&A 열기가 너무도 엄청나다"면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대다수 고객들이 무척 신중했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시간을 보충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말레라는 M&A가 붐을 이룸에 따라 협상 가격 역시 뛰고 있다면서 시간에도 쫓기다보니 실사 역시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