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안되면 철수" LG 폰 사업, 5일 운명의 날
2021.04.01 14:43
수정 : 2021.04.01 16: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LG전자가 '아픈 손가락'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를 잘라낸다. 현재 진행 중인 MC사업부 매각이 불발될 경우 완전 철수 쪽에 무게가 기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MC사업부에 대한 사업방향성을 결정하고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매각을 최우선으로 하되 여의치 않다면 완전 철수한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라는 전언이다. 특히 이는 2015년부터 누적적자 5조원으로 불어난 MC사업부를 어떤 형태로든 정리해야 한다는 경영진 판단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재계의 고위관계자는 "처음부터 1안은 매각이었고, 2안은 철수였다"며 "경영진들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스마트폰 사업 축소, 유지 등의 논의는 없다. 매각이든 철수든 이번에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회사는 지난달까지 사업방향성을 결정짓기로 했으나 매각 협상이 길어지면서 발표도 늦어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특허권으로 인한 수익 창출 기회가 여전한 만큼 지식재산권(IP)을 제외한 공장 등 유형자산 처분 만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상 파트너들은 IP를 포함한 유·무형 자산 일체를 원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베트남 빈그룹,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이들은 시장점유율 1%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하는데, 알맹이(IP)는 빼고 껍데기(공장)만 가져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매각은 무산됐으며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취재결과 LG전자는 이날까지도 MC사업부 직원들에게 이렇다 할 공지는 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해도 사내 혹은 그룹 계열사 이동을 통한 고용 유지를 하겠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회사는 다른 사업부는 물론 계열사 전환배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은 없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다만 사업방향성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3월 중 끝내기로 한 직원들의 이동도 달을 넘겨 순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MC 부문의 직원 수는 총 3449명이다.
MC사업부 한 직원은 "지난달부터 업무는 중단했고 지금도 회사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며 "사업부 이동부터 계열사 전출까지 어쨌든 근무지 변경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몰라 모두들 초조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