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송이버섯 6년만에 연매출 15억…뚝심으로 버틴 성공담

      2021.04.03 09:01   수정 : 2021.04.03 09:35기사원문
박상신 상신농산 대표가 자신이 생산한 새송이버섯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상신농산 새송이버섯 농장 모습© 뉴스1


생산한 새송이버섯 포장 모습. 플라스틱상자에는 박상신 대표의 자녀인 용환과 시우의 이름이 써있다.© 뉴스1

(청주=뉴스1) 남궁형진 기자 = "오랜 착오 끝에 올린 품질이 경쟁력이 되면서 농장 운영도 안정됐습니다"

충북 청주 오송에서 6년째 새송이버섯 농장을 운영하는 상신농산 박상신 대표(41)는 성공 이유로 제품 질을 꼽았다.



청주에서 나고 자라 오창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기도 한 그가 새송이버섯 농장을 운영하게 된 것은 말 그대로 우연이었다.

대학 졸업 뒤 전공을 살려 한 대기업에 창고 관리 등 물류 업무를 했지만 갈수록 커지는 책임감과 업무강도는 결국 직장 12년 차 과장 승진을 앞두고 퇴사를 결심하게 했다.


이후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려 한 물류업체에서 일을 배우던 중 방문한 한 새송이버섯 농장의 모습은 자신이 그려온 사업장의 모습과 유사했고 즉시 박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침 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땅을 정리하려던 시기가 겹치면서 오송 아버지 땅을 빌려 버섯 농사를 짓기로 했다.

30대 중반까지 농사와는 거리가 먼 박 대표가 새송이버섯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까지 반대에 나섰지만 이미 마음을 굳힌 뒤였다.

6개월 정도 버섯 농가에서 재배 방법 등을 배우고 아버지에게 땅을 빌려 직장 생활로 모은 돈과 빚까지 얻어 1200평 대지에 600평 규모의 농장을 지어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납품 계약을 맺고 시기에 맞춰 버섯을 출하했지만 계약을 맺은 업체가 날짜를 지키지 않아 결국 폐기하는 일이 반복됐고 버섯 종균 대금 지급과 직원 급여일을 지켜야 하는 막막한 상황이 이어졌다.

대형마트 납품 등 판로도 확보했지만 매입 단가가 낮아 큰 이득은 볼 수 없었고 제품 질이 낮다 보니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박 대표는 "어느 날 납품업체 담당자가 불러 경기도에 갔더니 질이 나쁘다며 버섯을 바닥에 던졌다"며 "돌아오는 길에 서러워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3년간 이어지면서 빚은 4억원을 넘었고 우울증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상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끝까지 이겨내겠다는 마음과 가족에 대한 마음이었고 결국 버섯 농사를 처음부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그가 처음 새송이버섯을 접하며 알게 된 버섯 종균 센터 담당자와 석 달 가량 농장에서 지내면서 연구했고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해 버섯의 수분량을 줄이기로 했다.

재배 방향은 잡았지만 이를 실현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버섯의 생육 환경에 변화를 주면서 상태를 보고 이를 수치화했다.

또 농장 내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농도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 농장 밖 기온과 습도 등에 따라 일정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도 박 대표는 항상 농장에 나와 두 시간에 한 번씩 외부 기온 등을 확인, 농장 내부 환경에 변화를 주며 관리하고 있다.

버섯 수분량을 줄인 그의 판단은 주효했다. 수분이 적은 덕분에 다른 제품보다 보관 기간이 일주일 정도 늘면서 시장 반응이 커졌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또 마진이 적은 대형유통업체보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과 지역 도매시장 등에 납품을 하면서 이제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매일 1.5~2t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며 "생산량은 사업 초기보다 줄였지만 제품 인기에 단가가 다른 농장보다 높아 이익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 이전보다 줄긴 했지만 4년 차부터 매년 12억~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제품 질 향상에 노력하고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한 뒤 매출이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농장 경영이 안정화하고 수요가 늘면서 그는 최근 농장 인근에 땅을 매입하는 등 농장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농장을 받는 바람도 갖게 됐다.


그는 "최근에는 지자체 등에서 귀농인 교육이나 지원 등이 있지만 처음 농장을 시작할 때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고 잘 알지도 못해 문제가 생기면 하나하나 부딪히면서 해결하고 버텼다"며 "6년 중 3년은 우울증 치료를 받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 시기를 넘기면서 보람 있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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