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덮어 쓰겠다"…구미 여아 친모, 구속된 딸위해 입 안여나?
2021.04.04 09:01
수정 : 2021.04.05 09:22기사원문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구미서 숨진 3세아를 처음 발견한 A씨(49)가 4번의 유전자 검사에서 숨진 아이의 '친모'로 확인됐지만 막무가내로 결과를 부정하는 이유가 숨진 아이를 양육했던 딸 B씨(22)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3일 방송된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A씨가 울면서 '딸(B씨)이 지금 어린 둘째가 있으니 자기가 덮어쓰겠다'고 했다"는 남편의 증언이 담긴 내용을 방송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우리 손에서 해결될 수 없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달 9일 아이가 숨져 있는것을 발견하고 B씨에게 "내가 치우겠다"고 한 사실이 있다.
그런뒤 남편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자기가 덮어쓰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A씨의 자백을 받아내야 하는 검·경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어려워보인다.
경찰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구속중인 B씨는 실화탐사대 제작진과의 면회에서 "범죄사실이 아닌 건 계속 아니라고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고 또 다른 접견에서 A씨는 "(경찰이) 둘째딸(B씨)이 구치소 안에서 자해를 하니 딸을 위해서라도 사실대로 이야기 하더라"며 회유사실을 폭로했다,
그러자 B씨의 언니 C씨는 엄마 A씨에게 "사실이 아니지 않느냐" 했고 A씨는 "경찰도 답답하겠지.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으니까 답답한 거야. 왜 답답하겠어"라고 답했다.
검찰은 구속 중인 A씨와 B씨를 각각 다른 교도소에 분리 수감해 혹시 있을지 모를 상호간 정보 공유나 공모 등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남편은 "경찰이 A씨의 출산 시기 특정과 관련 오락가락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편은 "경찰이 아내의 출산일이 2018년 3월이라고 했다가 내가 내민 사진을 보고는 1월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 사건과 관련, 미국 방위산업체 산하 연구원의 주장을 인용해 '키메라증'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제시했다.
키메라는 한 개체에 유전자형이 겹쳐있는 현상으로, 즉 한 사람이 두 가지 DNA를 갖고 있는 현상에 대해 말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사례가 발견됐다.
B씨에게서 두 가지 유전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희박하게나마 남아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런 희귀한 케이스, 희귀한 질환이나 희귀한 신드롬에 대해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접근하지 않으면 이건 안 보이는 답"이라고 말했다.
키메라증을 연구한 데이비드 헤이그 하버드 유기진화생물학과대 교수의 의견도 소개했다.
데이비드 교수는 "이론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며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와 관련 경찰관계자는 "아직 키메라증에 대해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좀 느리더라도 절차를 지켜서 하나하나 풀어가면 진실은 꼭 밝혀진다고 본다"며 "수사에 도움될 경우 무엇이라도 조사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얘기했다.
A씨에 대한 구속기간은 오는 5일 만료돼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검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A씨의 사체 유기 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정황과 진술이 확보됐지만, 미성년자 약취 혐의 입증은 어려운 상황이다. A씨의 출산 경위, 사라진 아이의 행방 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B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