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도심 흉물 '빈집', 임대주택·공원·주차장으로 변신

      2021.04.04 15:05   수정 : 2021.04.04 15: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도심의 골칫거리로 여겨진 '빈집'이 변신 중이다. 서울의 빈집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물려받을 사람이 없거나 자손들이 집을 떠나면서 발생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도시의 흉물로 여겨졌다.



이처럼 흉물로 방치됐던 빈집은 최근 정비를 통해 빈집이 도심 속 임대주택으로 바뀌고 있다.빈집이 있던 자리가 작은 공원이나 주차장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빈집 임대주택으로 변신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 지역에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은2940가구(지난 2018년 3월 기준)에 이른다 서울 총 주택의 0.1% 수준이다.

빈집 유형을 보면 단독주택(다가구 포함)이 78%(2293가구)로 가장 많았다. 철거 등이 필요한 노후 불량주택(3~4등급)은 54%에 해당하는 1577가구였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용산구가 348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종로구(318가구) 성북구(184가구) 강북구(180가구) 순이었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함께 '빈집활용 민관결합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실시한다.

SH공사가 소유한 빈집과 연접한 민간 노후주택을 합쳐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새 건물을 짓고 민간 소유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공급하는 것이다.

SH공사와 민간 토지주가 함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 같은 역할을 하는 '주민합의체'를 구성·운영하되 설계부터 시공까지 사업 전반은 민간이 주도한다. 준공 후에는 △지분 소유 △SH공사에 일괄매도 △SH공사에 일괄매도 후 매각대금을 연금처럼 수령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호 사업을 은평구 구산동 일대에서 추진한다. SH공사가 소유한 빈집 2개 필지와 바로 맞닿아있는 민간 소유 1개 필지 총 355㎡ 규모 부지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하 1층~지상 5층(용적률 225.6%), 총 21세대 규모의 건물로 신축된다. 오는 6월 건축허가 신청 후 착공에 들어가 연말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외에 서울시와 SH공사는 장기간 방치된 빈집을 사회주택으로 공급하는 '빈집활용 사회주택 사업'의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빈집활용 사회주택'은 주거관련 사회적 경제주체에 매입한 빈집부지를 30년간 저리로 임대해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청년 및 신혼부부에게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올해 분기 단위로 총 4회차 공모를 통해 약 300호의 사회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빈집을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빈집이 인근 주민 편의시설로
서울시는 빈집을 임대주택으로 바꾸는 사업 이외에도 인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시도도 하고 있다. 빈집을 작은 공원부터 텃밭, 전시 공간, 주차장 등 지역 주민들이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으로 바꾸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금천구 시흥동의 빈집은 생활 속 녹색 힐링공간 '동네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지역에 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빈집을 철거하고 정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성북구 하월곡동의 빈집은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을주차장'으로 재생됐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11개의 빈집을 생활 SOC시설로 조성한데 이어, 올해 추가 55개소를 생활 SOC로 조성한다. 내년까지 총 120개소의 빈집을 생활 SOC로 재생한다는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주민생활편의시설을 조성하는 등 빈집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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