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마련 알바 찾다가'…보이스피싱 전달책 맡은 여대생 감형
2021.04.05 09:59
수정 : 2021.04.05 10:41기사원문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 중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 현금수거책 역할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20대 대학생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김청미 부장판사)는 사기방조‧사기미수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23‧여)가 “형량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고 5일 밝혔다.
또 A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와 추징금 225만7000원을 명령했다.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의 조직원인 A씨는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고 이를 조직의 계좌로 입금하는 현금수거책 및 전달책 역할을 했다.
A씨는 지난해 7월7일 강원 삼척의 한 편의점 앞에서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부터 916만7000원을 받아 챙기는 등 같은달 9일까지 3회에 걸쳐 3327만7000원을 가로채 범죄조직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달 10일 A씨는 홍천의 한 골목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만나 900만원을 건네받으려 했으나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3300여만원에 이르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전화금융사기 범행이 사회적 폐해가 매우 심각하고 피해액이 3300여만원에 이르지만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피고인의 책임이 중하다”면서 “다만 피고인은 대학생으로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학자금 마련을 위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직접 취득한 이득은 피해액에 비해 소액이며, 8개월여간의 구금기간 동안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여러 양형요소들을 참작해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