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화력발전소를 둘러싼 찬반논란

      2021.04.05 18:04   수정 : 2021.04.05 18:04기사원문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추진되는 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 건설을 두고 때아닌 찬반 논란이 거세다.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쪽에선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전환 연착륙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속히 건설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 등은 삼척블루파워가 해안침식 등 환경훼손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사 반대를 주장하는 환경단체들은 삼척블루파워 건설로 인해 주변 맹방해변 해안침식이 심각해지면서 환경오염 우려가 큰 데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삼척 시민의 반대가 60%를 넘었다고 주장한다.

삼척블루파워는 이 같은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맹방해변 침식은 건설공사가 개시되기 한참 전인 2010년부터 이미 상당부분 진행돼 있었고, 침식저감시설 건설을 통해 추가 침식을 막으려면 공사가 재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의 반대도 최초 발전소 유치 당시 삼척 시민의 96.8%가 찬성했던 만큼 의뢰 주체와 주관 조사기관 등에서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는 주장이다.

사실 삼척블루파워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밖에 없는 해묵은 이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예정된 상황에서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선 화력발전소가 상당기간 유지되는 게 불가피하다. 연착륙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삼척블루파워 건설이 늦어져 정부의 에너지수급정책에 따라 진행 중인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되면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에너지정책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는 물론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에너지정책 전환이 예정된 상황에서 화력이나 액화천연가스(LNG)에 비해 지속성이 떨어져 간헐적 발전으로 불리는 신재생에너지로의 급격한 전환은 오히려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어렵게 하는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초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로 꼽힌다. 미국 텍사스주에 영하 20도를 육박하는 기록적 한파가 닥치면서 발전소가 곳곳에서 멈췄다. 4만5000㎿의 전력 공급이 끊겼고 300여만가구와 사무실이 정전됐다. 발전 비중의 33%에 해당하는 풍력발전기 터빈이 얼어붙어 가동이 멈추면서 시설용량 34GW에 이르는 풍력발전이 한꺼번에 중단된 결과다.

우리나라도 지난 1월 갑작스러운 한파로 난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급에 위기가 닥치자 정부는 시운전 중인 발전기를 가동하고, 석탄발전 상한제약을 모두 푸는 등 비상조치를 단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24기를 폐지하고 발전량을 제한함으로써 2019년 40.4%였던 석탄화력 발전량 비중을 2030년 29.9%까지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환경이슈가 상대적으로 큰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에너지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선 삼척블루파워 같은 신규 석탄발전소 운영이 불가피하다.


이제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건설되는 화력발전소를 계획대로 얼마나 안전하게 잘 관리하는지 지켜보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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