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상장 90%, 첫날부터 주가 뚝뚝

      2021.04.08 18:00   수정 : 2021.04.08 18:00기사원문
스팩(SPAC·기업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문서상 회사) 기업과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 주가가 상장 당일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합병상장이 결정된 후 스팩주에 투자할 땐 기업의 성장성도 같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기업과 코스닥 시장에 합병상장한 원바이오젠과 현대무벡스, 제이시스메디칼 등 기업 세 곳은 모두 상장 첫날 하락세를 보였다.

이중 두 곳은 10~20%대의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합병상장사 90%는 상장 첫날 주가↓

지난 2월 9일 교보8호스팩과 합병상장한 원바이오젠은 전일에 비해 21.76% 하락했다.
지난 3월 12일에 NH14호스팩과 합병상장한 현대무벡스의 상장 첫날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2.90% 하락한 채 마감됐다.

가장 최근 스팩합병상장을 한 제이시스메디칼 주가도 떨어졌다. 유안타제3호스팩과 합병상장한 제이시스메디칼은 상장 첫날인 지난 3월 31일 4.42%(185원) 내려간 4005원에 장을 마쳤다.

합병상장사의 상장일 주가가 급락한 사례는 올해만이 아니다. 지난해 스팩기업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17개 기업 중 15개사가 상장 당일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1·4분기까지 합병상장한 기업 90%는 첫날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한 셈이다.

합병 소식 이후 나타난 주가 상승세가 상장 당일에도 이어진 기업은 더블유에스아이와 비올 등 2개사뿐이었다.

■합병 소식 후 스팩기업 투자 신중함 필요해

일각에선 상장 전 스팩주 가치를 곧 합병 기업의 가치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 스팩기업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지만 기업인수가 끝나면 빠져나가는 투자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장 전 '유령회사'의 주가가 상장 후 실체가 있는 기업 주가보다 높은 웃지 못할 현상도 벌어졌다.

실제 지난해 7월 초 합병상장을 통해 현재 덴티스가 된 하나금융9호스팩은 상장 직전인 6월 22일 3105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합병상장 첫날 덴티스는 16.86% 급락했다.
덴티스는 상장 9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상장 전 스팩주 최고가를 경신하지 못하고 있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인수 목적인) 스팩 특성상 기존 스팩 주주 중엔 기업이 상장을 하면 팔려는 투자자도 있다"며 "그 물량들이 바로 나오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법인 일부가 첫날 급등 이후 내려가는 것처럼 합병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며 "합병결정이 난 뒤에 투자할 땐 합병 회사의 성장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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