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토종 먹거리·술박물관… 완주에 가면 BTS 있다

      2021.04.09 04:00   수정 : 2021.04.09 04:00기사원문

【완주(전북)=조용철 기자】 지난 2019년 7월 방탄소년단(BTS)이 전북 완주를 찾아 화제가 된 지도 벌써 20개월이 지났다. 완주는 지금, 화사한 봄꽃 소식으로 가득하다. 버스커버스커가 부르는 '벚꽃엔딩'을 들으며 사랑하는 가족 또는 연인의 손을 잡고 달빛 찬란한 밤에 벚꽃길을 걷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매년 4월 초에서 중순까지 절대 놓치면 안되는 길이 완주에 있다. 바로 완주 소양 벚꽃길이다.
소양면 소재지에서 송광사에 이르는 1.6㎞의 분홍빛 벚꽃 터널이 장관이다. 40년생 벚꽃나무가 2㎞가량 이어지는 이 길은 벚꽃나무가 도로 양쪽으로 터널을 만들어 황홀감을 더한다.

BTS의 추억과 소양 벚꽃길을 감상할 수 있는 완주군은 최근 '2021∼2022년 완주 방문의 해' 선포식을 열었다. 완주군은 '바람따라 완주따라'란 슬로건을 내걸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완주의 매력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과 구이저수지

전북 완주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술 박물관도 있다.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이다.

전통주는 시름에 잠겨 있는 서민들의 노고를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세계의 다른 술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은 이런 전통주를 살리고 우리 국민에게 전통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은 5만여점의 유물을 통해 우리 술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다. 직접 빚은 전통주, 와인, 맥주가 숙성되는 발효 숙성실에서 술이 익어가는 소리와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수장형 유물전시관'은 수장고를 모티브로 다양하고 방대한 수량의 유물을 주제별로 전시해 유물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공감과 소통의 테마 공간이다. '대한민국 술의 역사와 문화관'은 우리 술의 시원부터 일제강점기 전통주 말살기까지의 역사적 자료 및 관혼상제 속 에서 술의 역할과 의미를 재현했다. 우리 술은 한 해 농사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천의식, 농경문화를 통해 발달했다. 특히 전통주의 황금기로 불리는 조선시대는 손님접대와 제사를 위한 가양주 빚기, 술자리예법, 주안상차림을 비롯한 식도락 등 풍속과 예법에서 오늘날 음주 문화의 원형이 갖춰진 시기였다.

뽀얀 탁주가 담긴 커다란 함지를 힘차게 젓는 양조장 장인의 손놀림, 가득 담긴 술통을 야무지게 여미고 부지런히 흙길을 달렸을 짐자전거는 도시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려 이제는 볼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의 한 장면이다. 1960년대 양조장과 대폿집, 1990년대 호프집을 담은 '주점 재현관'은 한 잔 술에 오늘의 피로를 풀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던 우리네 일상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향음문화체험관'은 향음주례체험, 음주자각체험, 내 몸에 맞는 전통주 찾아보기 등 다양한 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체험공간이다. 여기선 크로마키로 배워보는 향음주례, 체질진단을 통한 내 몸에 알맞은 술과 안주, 시각적 효과로 가상의 음주상태를 재현하고 거리를 걸어보는 체험, 올바른 음주문화서약 등 다양한 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단팥 발효빵 만들기, 막걸리 발효빵 만들기, 전통주 빚기, 술지게미 쿠키 만들기 등 발효를 통한 다양한 체험과 일일 술 빚기 체험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 인근에 마련된 구이저수지 둘레길은 수변 데크길과 수변길, 숲길이 번갈아 나오고 경사길과 평지길이 섞여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모악산과 경각산 사이에 자리 잡은 구이저수지는 깨끗한 물과 산 풍경이 어우러져 1년 365일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봄에는 제방 아래 벚나무가 화려한 분홍색 꽃을 피워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밖에 경천면에 위치한 체험휴양시설 농촌사랑학교에서 삼발이 깡통열차를 타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무공해 환경에서 자란 토종닭과 한우

여행에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토막을 낸 닭고기와 묵은지에 감자, 양파, 대파를 넣고 매운 고추장 양념에 끓인 묵은지닭볶음탕은 사계절 음식이다. 토종닭으로 요리하는 완주의 묵은지닭볶음탕은 살코기 속에 밴 매콤한 맛과 새콤한 묵은지가 조화를 이뤄 입맛이 절로 돈다.

완주의 민물매운탕은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완주의 깨끗한 물에서 사는 메기, 쏘가리, 동자개, 피라미 등에 말린 시래기를 듬뿍 넣고 끓여내기 때문에 뼛 속까지 개운해지는 국물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만족시킨다. 후식으로 나오는 누룽지는 담백하고 구수하다. 숙취 해소에도 뛰어나 주로 해장국으로도 많이 애용된다.

완주는 화산면과 고산면에서 우량의 송아지 품종을 도입해 무공해 사육 여건을 조성했다.
한우 사육농가들은 협동조합과 영농조합법인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직거래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시중보다 30~40% 싼 값에 양질의 소고기를 구입할 수 있다. 완주 한우고기구이는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러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마블링도 적당해서 굳이 기름장을 찍지 않아도 입안에 골고루 퍼지는 고소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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