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중국·反 독재.. '밀크티 동맹'이란?
2021.04.11 08:50
수정 : 2021.04.20 10: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홍차에 우유를 넣은 음료 '밀크티', 이 밀크티를 중심으로 뜻밖의 동맹을 형성한 세 나라가 있다.
홍콩, 대만, 태국의 '밀크티 동맹'이란 무엇일까?
"중국 싫어".. 밀크티로 하나 된 3국 네티즌
밀크티 동맹이란 홍콩과 대만, 태국 네티즌들에 의해 형성된 반(反) 중국 운동이자 민주주의 연대 운동이다.
태국의 한 유명인이 지난해 4월 자신의 SNS에 홍콩을 국가로 분류한 이미지를 게시한 것이 발단이었다.
당시 중국 네티즌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태국 네티즌은 중국 공산당과 권위주의 정치를 비판했으며, 중국 네티즌은 태국 왕실을 조롱하며 맞섰다.
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전개되던 설전은 반중 감정을 가진 홍콩과 대만 네티즌들이 가세하며 더욱 확대됐다.
이들은 중국의 각종 정책 및 이웃나라와의 영토 분쟁 등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밀크티동맹(MilkTeaAlliance)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밀크티 동맹'은 홍콩과 대만, 태국에서 밀크티를 즐겨 마신다는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밀크티 동맹이 전개했던 대표적 운동으로는 영화 '뮬란' 보이콧이 있다.
밀크티 동맹과 동남아의 봄
시간이 지나면서 이 동맹은 세 나라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됐다.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갈등이 있는 필리핀,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 등이 동맹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인도는 '마살라 차이'를 통해 동맹의 일원임을 내세웠다.
밀크티 동맹은 반중 감정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민주화와 변화를 추진하는 운동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 홍콩과 대만에서 연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동맹의 움직임은 최근 군부 쿠데타에 맞서 연일 민주화 운동을 벌이는 미얀마와도 밀접하다.
이들이 저항의 의미로 치켜든 세 손가락은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됐으며 지난해 홍콩 시위에서도 등장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대는 지난 2월 밀크티 동맹에 국제적인 연대를 호소한 바 있다.
이에 홍콩과 방콕, 타이베이의 청년들이 거리로 나와 '세 손가락 경례'와 함께 이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열었다.
태국 청년들은 미얀마 시민들처럼 냄비를 두드리며 뜻을 함께 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임예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