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카지노 대형화·복합화 가속…드림타워·신화월드 '양분'
2021.04.10 10:09
수정 : 2021.04.10 11:15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해외 항공편이 끊기면서, 제주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업계에 복합화·규모화 바람이 크게 불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내 8개 카지노 중 제주신화월드에 이어 최근 국내 첫 도심형 복합리조트인 ‘제주드림타워’로 이전하는 엘티카지노(Lotte Tour Casino) 면적 변경허가를 최종 승인했다.
카지노가 더 이상 단순 오락시설이 아니라, 금융·숙박·레저·엔터테인먼트와 맞물려 '산업'으로서 한 단계 진일보한 변화인 것이다.
■ 롯데,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5월중 개장
제주도는 지난 8일 '엘티카지노 영업장 소재지 및 면적 변경 허가 신청' 건에 대해 조건부 허가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공헌계획과 제주도의회가 제시한 의견을 성실히 이행하는 조건이다.
지난 1월29일 롯데관광개발 자회사인 ㈜엘티엔터테인먼트가 영업장 변경 허가를 신청한 지 70일 만이다.
앞서 제주도의회는 지난 3월 제393회 임시회에서 의견 제시의 건을 통해 재석의원 38명 중 찬성 29명, 반대 6명, 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변경허가 조건으로는 도민고용 80% 준수·청년고용 80% 유지 등의 고용 규정을 약속하고, 지역사회가 우려하는 주거권·학습권·범죄 발생 우려와 같은 사회적 부작용의 구체적인 해소 방안을 마련할 것과 제주발전 기부금을 비롯해 지역사회 공헌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 지원계획을 실행할 것을 제시했다.
■ 국내 2·3번째 크기 영업장 잇달아 개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사인 롯데관광개발은 먼저 엘티카지노 상호를 ‘드림타워 카지노’로 바꾸기 위해 카지노업 변경 허가 신청부터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지노기구 검사에 이어 영상처리기기 승인까지 관련 절차도 빨리 마무리하고, 5월 중 제주시 번화가인 노형동 소재 드림타워로 옮겨 개장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카지노 영업장도 기존 1176㎡에서 5367㎡로 약 4.5배 확장하게 된다. 이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8726㎡), 제주 랜딩카지노(5646㎡)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제주드림타워는 기존 제주시내 롯데시티호텔(89m)보다 2배가량 높은 169m(38층)·연면적 30만3737㎡로 여의도 63빌딩의 1.8배 규모에 이르는 매머드급 건물이다. 8~37층에는 ‘그랜드 하얏트 제주’가 들어섰다. 1600개 올 스위트 객실과 11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전 세계 750여개 하얏트그룹 호텔 중 객실 수가 두 번째로 크다. 전 객실이 지상 62m 이상 높이에 있어 객실에서 막힘없이 한라산과 바다·도심을 파노라마 뷰로 볼 수 있다.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주목받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 200여명의 핵심 패션 아이템을 직접 접할 수 있는 HAN컬렉션도 개장했다.
권순기 롯데관광개발 경영지원이사는 “연간 500억원 이상의 제주관광진흥기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카지노 인력 1000명 정도를 순차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며, 리조트 전체적으로는 총 3100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랜딩카지노, 3년 연속 관광진흥탑 수상
한편 제주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복합리조트단지 내 운영 첫 사례는 제주신화월드의 '랜딩카지노'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하얏트 리젠시 제주'에서 운영되던 랜딩카지노는 2018년 2월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 내 호텔&리조트 메리어트관으로 이전했다. 영업장 면적도 803.3㎡에서 5581.27㎡로 7배 가까이 확장됐다.
제주신화월드는 카지노 복합리조트단지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큰 강점이다. 현재 ▷서머셋 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관 제주신화월드 호텔&리조트 ▷랜딩관 제주신화월드 호텔&리조트 ▷신화관 제주신화월드 호텔&리조트 등 총 4개의 프리미엄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객실 수도 2062개에 달한다. 또 5성급 럭셔리 호텔인 ‘포시즌스 리조트&스파 제주신화월드'도 짓고 있다. 아울러 단지 내 신화워터파크·신화테마파크·랜딩컨벤션센터와 각종 F&B시설을 갖추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관광·레저 방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함으로써, 이전 개장 첫해 상반기 동안 36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액의 48%에 해당한다.
특히 해당 카지노는 문화체육부로부터 2017년 2000만불·2018년 3000만불 관광진흥탑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전년 매출액의 10배에 달하는 3억불 관광진흥탑을 받았다. 국내 카지노 중 3년 연속 관광진흥탑을 받은 것은 랜딩카지노가 유일하다.
제주도내 카지노업계의 대형화·복합화 바람은 랜딩·드림타워 카지노를 기점으로 더욱 구체화되고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랜딩·드림타워 카지노 외 나머지 도내 6개 카지노 사업장은 특1급 호텔 내에 있다. 특히 카지노시장이 마이스(MICE)·테마파크와 융·복합 단지화되면서, 업계의 양극화 현상도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