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때문에… PC값 ‘폭등’
2021.04.11 17:47
수정 : 2021.04.11 17:47기사원문
11일 파이낸셜뉴스가 조립 PC의 가격 견적을 비교한 결과, 같은 사양의 게이밍 PC를 지난해 11월에는 16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268만원을 줘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가격 불안정은 비트코인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비트코인 시장이 본격 활황으로 전환하면서 채굴업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들이 채굴기에 쓰이는 그래픽카드를 싹쓸이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70 그래픽카드는 지난해 10월 60만원대로 출시됐으나 현재는 최저가 169만9000원에서 최고가 2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중고 그래픽카드도 2배 이상 가격이 올랐고, 해묵은 저사양의 그래픽카드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조립 PC에 쓰이는 부품 가격을 보면 그래픽카드를 제외하고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램 정도만 2만~5만원 소폭 상승이 있었을 뿐 대체로 가격은 비슷했다. 그래픽카드 대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비트코인 시장의 열기가 식기는 커녕 더 뜨거워지고 있어서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김치프리미엄'(해외와 국내거래소의 시세 차이)을 포함한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해 10월초 1244만원에서 이날 약 8000만원까지 치솟는 등 신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 기관과 대기업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각국 정부도 결국 자산으로 인정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비트코인 값이 1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 부품을 생산하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추가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따라 ASUS와 MSI 등 그래픽카드 제조사들도 지속적인 가격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