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도 계약서 두개 썼습니다"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오세훈 효과’ 들썩

      2021.04.12 18:28   수정 : 2021.04.13 09:50기사원문
"여긴 바로 입주해야 하는 것 아시죠? 오늘도 계약서 두개 쓰고 왔어요. 오세훈 시장 오자마자부터 난리입니다."(잠실주공5단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까다로운 실거주 요건 등으로 거래가 드물던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 단지가 오 시장 취임 이후 들썩이고 있다. 10년째 재건축 승인이 묶인 잠실5단지를 비롯해 청담동, 삼성동, 대치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단지들은 매입 즉시 입주해야 하는 조건에도 최근 신고가를 지속적으로 갈아치우고 있다.



12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잠실지역 최대 재건축 단지인 잠실동 우성 1·2·3차 아파트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 전용 86㎡는 올 1월 16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6일에는 1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A공인은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어 재건축 속도감 기대감이 크다"며 "86㎡ 기준 엊그제 18억원에 나온 매물은 주인이 그 가격엔 안 판다며 거둬들였고 지금 나와 있는 매물은 19억원 선인데 그마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재건축 승인 1순위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인근 B공인은 "5월까지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 매물들까지 다 들어가고 있다. 오름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지난주에 전용 112㎡가 24억4000만원에 거래가 됐고 나오는 매물들도 25억원 선"이라고 말했다. 1년 전 18억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잠실5단지 전용 112㎡는 올 들어 20억원대에 손바뀜되더니 한 달 전에는 24억33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른 허가구역도 마찬가지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는 지난달 2일 신고가인 2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신고가 경신이 시작됐다. 삼성동 아이파크 182㎡도 작년 6월 40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월 49억원으로 9억원 오른 가격에 매매됐다. 삼성동 C공인은 "최근에 50억원에 손바뀜한 매물도 나왔다"며 "현재는 같은 평수 매물이 53억~56억원 선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기대감이 큰 이유는 오는 6월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를 심사하기 때문이다. 대치동 한 공인은 "1년 전 허가구역으로 묶일 때도 이곳이 '정부가 인정한 황금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면서 "새 시장 취임으로 허가구역에서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시장이 해제할 수 있지만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시 지정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집값이 안정됐다는 증거가 없어 아마 해제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오 시장의 임기가 1년으로 짧기 때문에 굳이 손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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