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희석해 괜찮다고? 총량은 똑같다" 환경단체 한목소리

      2021.04.14 06:48   수정 : 2021.04.14 06: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후쿠시마 오염수는 우리나라에 어떤 피해를 얼마나 끼칠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 중인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출한다는 결정을 지난 13일 내리면서 국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국내 환경단체들과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피해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도 “오염수 영향은 배출량과 수온, 배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표층에 방류하면 5년이 걸리지만 심해층에 하면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데 200년도 더 걸린다”며 “일본이 구체적인 방식을 알려줘야 우리도 (피해 예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현재 오염수를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다는 의미에서 ‘처리수’로 부른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방사성 핵종을 걸러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LPS를 거쳐도 일부 방사성 물질은 여전히 배출 기준을 크게 웃돈다. 결정적으로 ‘삼중수소(트리튬)’를 걸러내지 못한다. 삼중수소는 인체로 들어올 경우 피폭을 일으켜 영구적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물질이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 역시 방출 전 오염수를 100배 이상 희석하면 이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희석해 농도를 낮춘다고 삼중수소 총량이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영남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오염물 총량에 대한 규제 없이 농도를 기준으로 오염수를 버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ALPS를 거치더라도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은 30~40%만 처리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잔류한다”고 우려했다.

오염수의 실제 방류는 2년 후부터 시작돼 일본 정부가 원전 폐로작업 완료 시점으로 내다보는 2041~2051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핵연료 냉각수 및 원전 건물로 스며든 지하수와 빗물 탓에 계속 방사능 오염수가 쌓이고 있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방출해야 폐로작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환경단체 관계자는 “일본의 결정은 자국 뿐만 아니라 바다를 공유하는 인근 국가 나아가 전 세계에 대한 핵 테러”라고 비난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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