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美제재 中기업 반도체 신규 주문 거절

      2021.04.14 15:31   수정 : 2021.04.14 15:31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이티움(중국명 페이텅)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의 슈퍼컴퓨터 관련 기업·기관 7곳 중 하나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 이 같이 전하면서 “TSMC와 파이티움이 입장을 밝히길 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중국 슈퍼컴퓨터 운영 기관과 관련 기업 등 7곳을 미국과 거래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설계업체인 파이티움과 선웨이가 여기에 포함됐다.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은 반도체 설계업체들은 파운드리 업체들이 주문을 받아주지 않으면 제품 생산을 전혀 할 수 없다.

중국에도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있지만 이곳도 미국의 추가 제재를 두려워해 이미 화웨이 등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자국 기업과 거래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SCMP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칩을 설계하는 데 미국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TSMC로부터 공급이 중단되면 파이티움은 7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칩 재고분으로 버텨야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1983년 처음으로 자체 슈퍼컴을 개발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슈퍼컴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2020년 11월 현재 국제슈퍼컴퓨터학회의 세계 톱 500 슈퍼컴 순위를 보면 중국은 그중 214개의 슈퍼컴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113개를 보유한 미국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톱 500의 1~3위는 일본과 미국이 차지하는 등 질적으로는 아직 뒤처져있다.
중국 선웨이의 슈퍼컴이 이들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중국 정보기술 전문가 윌리엄 리는 SCMP에 “미국과 중국이 세계 슈퍼컴의 양대 강자이지만 미국은 반도체 등에서 중국에 확실히 앞서있다”면서 “미국의 제재가 중국에 즉각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더라도 중국의 더 강력한 슈퍼컴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SCMP는 “중국이 최근 반도체 자립을 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칩 의존도가 높다”면서 “미국의 이번 제재로 대만의 다른 반도체업체들에도 타격이 가해졌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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