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빼돌려 중국서 호화생활.. ‘김민수 검사’ 사칭 피싱조직 검거
2021.04.14 18:44
수정 : 2021.04.14 18:44기사원문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98명을 검거하고 그중 29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8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중국 쑤저우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보이스피싱 범행을 일삼았다.
일당은 매우 조직적인데, 콜센터에서 피해자를 꾀면 미리 준비한 대포통장으로 송금을 받거나 국내에 있는 공범을 통해 피해자를 직접 만나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며 현금을 받았다. 때론 물품 보관함에 피해금을 두도록 하여 습득하는 치밀한 방법도 동원됐다. 또 조직원의 인적사항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로가 역할을 바꿔 일을 맡기도 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로부터 100억원 상당을 챙겼으며, 이 돈으로 중국에서 호화생활을 누려왔던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 중에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실제 김민수 검사 역할을 한 A씨(40대·남성)도 검거됐다.
A씨는 자신으로 인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소식을 접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한 달 뒤 한국에 귀국해 숨어 지내던 것을 경찰이 찾아내 붙잡았다.
이에 대해 피해자 아버지는 "평생 한이 맺힐 뻔했다. 김민수 검사를 못 잡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식의 한을 풀어준 경찰에 감사함을 느낀다"면서 "공판 과정에서 내려와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겠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수사기관에서는 절대 송금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안전계좌로 송금 및 직접 전달을 유도하는 전화는 절대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범을 검거해도 피해 회복이 어려우므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김민수, 이도현 검사와 수사관을 사칭한 전화를 받은 시민들께서는 대응하지 말고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