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수일 안에 사망할 수도"
2021.04.18 07:56
수정 : 2021.04.18 07:56기사원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일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러시아 의사들이 밝혔다. 현재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나발니는 단식투쟁 중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BBC,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의사들은 나빌니를 시급히 치료해야 한다면서 최근 혈액검사 결과 그가 어느 때고 심정지 또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신부전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발니는 자신의 허리 통증과 다리 무감각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요구하며 18일째 단식 중이다.
푸틴 대통령 정적인 그는 지난해 피습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올 2월 러시아로 돌아왔지만 도착과 동시에 재판을 받고 곧바로 수감됐다. 당시 피습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독살을 시도했던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나발니 독살 시도 배후가 러시아라고 결론낸 바 있다.
나발니 주치의 아나스타샤 발실리예바를 포함한 러시아 의사 4명은 러시아 교정당국에 편지를 보내 자신들이 나발니를 시급히 볼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치의인 바실리예바 박사가 트위터에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이들 의사 4명은 나발니의 칼륨 수치가 '치명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이는 신부전과 심각한 심박 문제가 어느 때고 빚어질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들이 변호사를 통해 입수한 나발니 혈액검사 결과에 따르면 그의 혈중 칼륨 수준은 리터당 7.1밀리몰(mmol)을 기록하고 있다. 혈중 칼륨 수준이 6.0을 넘으면 대개 즉각적인 치료에 들어간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빌니는 남편의 체중이 단식 뒤 9KG이 빠져 지금 76KG이라고 밝혔다.
의사들은 교정당국에 자신들이 즉각 나발니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고 "혈액 검사 결과와 최근 독살 사건을 감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올해 44세의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정보기관이 주로 사용하는 신경화학독극물 노비초크에 감염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개입을 부인했다.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됐을 때 그를 치료한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인 알렉산드르 폴루판 박사는 나발니의 혈액검사 결과로만 보면 그가 당장 며칠 안에 사망할 수도 있는 심각한 지경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전세계 유명인사 70여명이 푸틴 대통령에게 나발니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요구하며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서한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프랑스 르몽드 등에 실렸다.
주드 로, 랠프 파인스, J.J. 에이브럼스, 베네딕티 컴퍼배치, 데이비드 듀코브니, 빌 나이 등 배우들과 해리포터의 JK 롤링, 살만 루시디 등 작가, 영화감독 켄 번스, 아바그룹의 비욘 울비우스 등 유명 가수 등이 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나발니 의료대응이 "완전히 불공평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15일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 고위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고, 러시아도 이튿날 미 외교관 추방 등으로 맞불을 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