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코의 무더기 외교관 추방에 보복 예고

      2021.04.18 23:47   수정 : 2021.04.18 23: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정부가 이달 체코 정부의 러시아 외교관 무더기 추방 명령과 관련해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체코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근거없는 구실로 양자 관계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체코 정부가 근거없고 지어낸 구실로 러시아 대사관 직원 18명을 추방하는 유례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체코 정부에 단호한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 도발의 주모자가 양국 관계의 정상적 발전 기반을 훼손한 데 대한 전면적 책임을 자각하도록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보복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무부는 "(체코 정부의 조치에서) 미국의 흔적을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최근 미국의 대러 제재 사태 와중에 미국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하는 체코 정부가 오히려 대양 너머 주인(미국)을 앞섰다"고 주장했다.

전날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는 TV연설을 통해 2014년 10월 프라하 남동쪽에 위치한 브르베티체 탄약고 폭발 사건에 러시아군 정보기관이 개입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외교관 18명에 대해 간첩 혐의를 물어 48시간 내 떠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외교관들은 러시아 정찰총국(GRU)과 대외정보국(SVR) 소속 간첩으로 알려졌다.

브르베티체 탄약고 폭발 사고는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사고로 당시 이곳에서 일하던 체코인 2명이 숨졌다. 체코 정부는 폭발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남성 두 명의 사진을 공개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문제의 용의자들이 2018년 영국 솔즈베리 쇼핑몰에서 전직 러시아 요원이었던 세르기아 스크리팔과 그의 딸을 독살하려 했던 용의자들과도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체코는 앞서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으나 이번처럼 10명이 넘는 인원을 한꺼번에 추방한 경우는 처음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일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을 이유로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했고 같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도 러시아 외교관 3명을 내보냈다.
영국과 폴란드는 이번 체코 정부의 결정과 관련해 지지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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