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파 속 내복 여아' 친모 기소유예.."37차례 통화하며 아이 살펴"

      2021.04.21 13:15   수정 : 2021.04.21 13: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하 18도 한겨울 한파 속에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4살 여아가 내복 차림으로 발견된 이른바 '내복 여아' 사건이 기소유예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검찰은 친모가 딸을 상습방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봉준 부장검사)는 4살 여아를 내복차림으로 9시간 동안 주거지 등에 방치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은 친모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나 검사가 피의자와 피해자 간 관계, 범행 동기,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가리킨다.

A씨는 지난 1월 8일 출근 후 9시간 동안 홀로 집에 머물던 4살난 딸이 혹한의 날씨에 내복차림으로 편의점 앞을 서성이다 발견돼 아동학대 의심으로 논란에 섰다.
당시 A씨의 딸은 잠시 집 밖을 나왔다가 문이 잠기는 바람에 집 근처 편의점에서 발견됐다.

검찰은 "피의자가 이혼 후 피해아동을 혼자 두고 출근한 게 처음이었고, 출근 후 피해 아동과 37회 통화하며 상태를 살폈다"며 "(A씨는) 아동전문기관에서 성실하게 상담 및 교육을 받고 있다"며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도 딸의 복리를 위해 A씨의 선처를 원했던 점도 고려했다.

사건 직후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모녀는 분리 조치 됐으나, A씨가 양육의지가 강하고 딸이 분리불안을 호소해 가정으로 돌려보내졌다.

한편 같은 달 강북구 수유동에서 발생한 또 다른 '내복 여아' 사건도 같은 날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지난 1월 10일 오후 7시30분께 한파 속에서 내복차림의 5세 여아가 집 밖을 서성이다 발견돼, 친모 B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됐다. 30초가량 내복 차림으로 집 밖을 서성이던 만 5세 여아의 어머니 B씨는 딸이 '쥐포를 훔쳐먹었다'며 집 밖으로 내쫓은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B씨가 아동학대 정황이 없다고 봤다. 검찰은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 아동도 당시 피의자가 밖으로 나가라고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신체검사 결과 학대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며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딸을 장기보호시설로 이동시켜 보호조치를 했다. 검찰은 "B씨가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피해 아동이 엄마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동보호전문가들은 딸이 분리조치 이후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모녀의 동의를 받아 이같이 결정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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