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맞선 우리 정부 대응 험난 예고
2021.04.21 15:45
수정 : 2021.04.21 15: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맞선 우리 정부의 각종 외교적 대응이 공전을 거듭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리 정부가 현재 기대를 걸고 있는 양대 카드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일본 원전 오염수 모니터링단에 한국인 전문가를 포함시키는 것과 일본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 등이다. 하지만 일본이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년간 외교전을 탄탄히 준비해 우리 정부의 입지가 좁아들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관련 학계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위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 지대한 공을 들여온 데다 오염 방출에 대한 반박자료를 차곡차곡 준비해 제소에 따른 결론을 얻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일본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주장할 것에 대한 모든 반박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갈 수는 있어도 변론하기가 쉽지는 않다. 망신 당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사실상 강력한 대응인 국제법적 제소가 오히려 독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사회와 공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미국은 사실상 일본편에 섰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지지를 수차례 밝힌 상태다. 그런데 미국은 표면적으로 강력하게 일본 정부를 지지한 반면 최근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금지를 연장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 다른 인접국인 중국도 연일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국제법적 제소 등 강력 대응에는 신중한 모습이다.실제로 한국과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한중 해양협력대화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한 반대 입장은 재확인했다. 하지만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등 구체적인 공조 방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원전 오염수 방류 과정을 모니터링할 IAEA 국제조사단 활동 역시 외교적 역학관계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IAEA 분담금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힘의 논리상 우리 정부가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대정부 질문에서 오염수 방출에 대해 "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 따른다면 반대할 건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지난 20일 하루 만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서 교수는 "국제기구라는 건 힘의 논리다. IAEA 수장도 3년전까지 일본인이었다"며 "우리는 기껏해야 1년에 한번 가서 발표한다. 일본은 준비가 돼있기 때문에 바로 반박 자료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