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서 ESG는 생존수단...리스크 관리 기준 필요"
2021.04.22 18:38
수정 : 2021.04.23 12:05기사원문
■ESG 실행에 금융산업 역할 중요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2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세션1(ESG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발전 방안)에서 박성현 신한금융지주회사 부사장은 다음 세대에게 좀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고 싶어하는 국제사회적 요구가 금융업이 그 본질적 기능을 통해 ESG 실행에 앞장서도록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도 ESG 체제의 전반적인 정립에 있어 금융산업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ESG 체제와 관련해 금융산업은 투자 대상 선별 기준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투자 주체임과 동시에 조직 경영 자체에도 ESG 기준을 녹여내고 공시해야 하는 주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처럼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ESG 금융 관련 움직임이 소개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글로벌 환경 이니셔티브 'NZBA(넷제로은행연합, Net-Zero Banking Alliance)'의 창립멤버가 되거나 금융권 공동으로 녹색금융 모범규준 제정, 금융감독원에서 기후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및 기후 관련 공시 등이 발표되고 있다.
■ESG는 생존의 필수요소
더욱이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ESG가 단순히 브랜드 측면에서 하는 것이 아닌 '생존'의 측면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 돼가고 있다. 박 부사장은 "현재 '탄소배출권거래제도'가 국내외에서 이미 도입 단계를 넘어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그만큼 탄소를 배출하는 권리에 대한 가격은 점차 높아질 것이고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만 감축기술을 갖고 있지 못한 기업에 대한 재무적 리스크는 커질 것"이라며 "이를 '좌초자산'이라고 부르는데, 금융업에서는 좌초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생존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SG가 금융산업 및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거론됐다.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추진단장은 ESG가 금융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제시하고,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ESG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새로운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기존 금융상품들과 새로운 ESG 금융상품들이 지속적으로 경합하면서, 전반적으로 금융상품의 투명성 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간과했던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내기도 한다"면서 "기후변화 이슈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문제이며 공급망 등 구조적인 변화를 불가피하게 한다. 우리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ESG 상품이 출시되며 인식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관된 리스크 관리 기준 필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융산업의 ESG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최 교수는 "바젤위원회는 기후변화 리스크 측정에 불확실성이 있고 국제적으로 모든 나라가 모든 기준을 동일하게 도입할 수는 없겠지만 리스크 관리 체계는 일관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면서 "각 금융기관이 리스크 측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고, 예측 모델링의 정교함을 높이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금융기관의 협력과 공존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시장 패러다임이 수익 창출, 경쟁에서 협력과 공존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ESG는 한 금융기관이 한다 해도 다른 금융기관에서 리파이낸싱(재융자)을 받으면 그 효과가 반감된다. 여러 국내 기관들이 모범규준을 통해 같이 협력해 나갈 때 우리나라도 멋진 'K-ESG'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김 단장은 ESG 정보공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고, ESG 서비스 공급자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팀장 김성환 정명진 김경아 서혜진 차장 연지안 윤지영 최경식 이용안 김현정 강구귀 김민기 최두선 김정호 조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