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 너 깡패냐?" 한마디에 시작된 폭행…참혹한 결말

      2021.04.25 06:41   수정 : 2021.04.25 16:26기사원문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임마, 니 깡패가?"

2020년 4월3일 새벽 6시께 울산 남구의 한 노래방. 건장한 체격의 A씨(20대)는 술을 마시다 가게 화장실로 향했고 B씨(30대)와 마주친다.

그 곳에서 A씨는 역시나 술에 취해 있던 B씨로부터 '깡패가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듣게 되고 다툼이 시작됐다.

두 사람은 화장실을 나와 노래방 카운터에 도착할 때까지 욕설을 주고 받았고 격분한 A씨가 주먹을 휘둘렀다.



한번 휘두른 주먹 이후 B씨를 향한 A씨와 친구 C씨(20대)의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된다.

A씨는 재떨이, 휴대폰 등 손에 잡히는 대로 휘둘러 B씨의 머리 등을 폭행했고 이를 목격한 친구 C씨도 함께 범행에 가담했다.


C씨는 주먹으로 B씨의 얼굴 등을 폭행했고, 두 사람으로부터 수십여 차례 폭행을 당한 B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B씨의 친구가 상황을 말리려고 들자 C씨는 주먹과 발로 얼굴 등을 때려 2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이들은 B씨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상태임에도 노래방 방안으로 옮겨 놓고 방치한 채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B씨가 의식을 잃고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데도 계속 구타를 해 사망이라는 결과를 의도했다고 평가할 여지도 상당해 보인다"며 "그럼에도 별다른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이어 "범행 당시 A씨는 다른 범행으로 인한 누범기간 중이었고 C씨는 동종 범행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 숨진 점,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당시 두 사람과 함께한 일행 D씨(20대)도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노래방 업주 등의 진술에 비춰보면 D씨는 쓰러진 B씨를 부축해 노래방 안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보여 폭력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 이후 검찰과 A씨, C씨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특히 C씨는 B씨가 먼저 멱살을 잡아 폭력을 행사했을 뿐 상해치사죄의 공범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지난 14일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오현규 정동진 김정환)는 이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검사와 피고인들이 제기한 양형부당과 사실오인을 인정할 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C씨에 대해서는 "A씨의 폭행 과정에 합세해 피해자를 수십 차례 이상 때려, 순차적, 암묵적으로 신체침해 행위를 공동으로 할 의사를 가졌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와 C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소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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