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시동 걸었다

      2021.04.25 16:32   수정 : 2021.04.25 16: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자동차업계와 반도체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다.

반도체 부족으로 국내서도 완성차업체의 가동중단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사실상 전략물자로 지정하며 더이상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15곳과 완성차, 부품업체들이 향후 2개월 마다 정기모임을 갖고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설계와 검증, 투자를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고, 이를 생산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도 물색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용화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릴 전망이다.

25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완성차,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기술 시연을 했다"면서 "팹리스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고, 실제 매칭이 된다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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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시연에는 네오와인, 빌리브마이크론, 실리콘알엔디, 라닉스, 이미지스테크놀로지, 카네비컴, 어보브 반도체, 픽셀플러스, 쓰리에이로직스, 실리콘마이터스, 삼영에스앤씨, 넥스트칩, 실리콘웍스, 텔레칩스, 피앤피네트워크 등 15곳의 국내 팹리스 업체가 참여했다. 기술 시연은 이미지 센서 등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였지만 자동차업계와 협의만 된다면 차량용 반도체도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팹리스업체와 완성차, 부품업체들이 2개월 간격으로 만나기로 했다"면서 "팹리스 업체들이 기존 제품을 보완해 좀 더 진전된 성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물량 부족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국산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의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부품으로 센서, 엔진, 제어장치, 구동장치 등에 사용된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200~400여개 정도가 필요하고, 전기자동차에는 2000여개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일반 가전 제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요구한다. 제품가격이 낮고 이익률이 높지 않아 그동안 반도체업계의 관심권 밖에 있었지만 전 세계적인 수급부족으로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개발에 착수하더라도 실제 상용화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혹한에도 고열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15~20년간 문제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품질 테스트에만 1~2년은 걸릴 것"이라며 "당장의 반도체 부족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향후에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재연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가 전략물자로 바뀌고 있기 대문에 국산화는 피할 수 없다"면서 "이익률이 낮은 부분은 정부가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지급해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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