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백 년 전 베이브 루스 소환하다

      2021.04.27 14:05   수정 : 2021.04.27 14:34기사원문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기세가 대단하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홈런 선두가 마운드에서 승리를 따냈다. 이른바 타격과 투수를 겸하는 이도류다.

같은 경기서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27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알링턴서 열린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서 오타니는 선발로 나와 5이닝 3피안타 4실점 첫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3.29. 오타니는 이날 현재 넬슨 크루즈(미네소타), J D 마르티네스(보스턴) 등과 함께 7개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공동선두에 올라 있다.

내셔널리그까지 범위를 넓히면 리스 호스킨스(필라델피아·8개)에 이어 공동 2위다. 양현종은 4-7로 뒤진 3회초 2사 2, 3루서 구원 등판했다. 위기 상황서 에인절스 간판타자 앤서니 랜든을 맞이한 양현종은 2루수 플라이로 첫 타자를 처리했다. 이후 4⅓이닝 2실점한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평균자책점 4.15.

홈런 선두 오타니의 시즌 첫승은 100년 전인 1921년 베이브 루스를 기억 속에서 소환시켰다. 이도류의 원조 베이브 루스는 1920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후 마운드 등판 횟수를 대폭 줄였다.

레드삭스에선 158차례(선발 143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1920년 양키스에선 1경기밖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 5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이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다. 1921년의 베이브 루스는 무시무시했다. 9월 16일 베이브 루스는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와의 경기서 새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이전 자신이 세운 홈런 신기록을 넘어서는 55호 홈런이었다. 그해 10월 2일 선두를 달리던 양키스는 필라델피아전서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26승 투수 칼 메이스를 선발로 올렸으나 동점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투수력이 바닥난 양키스는 베이브 루스를 마운드에 올려 승을 따냈다. 베이브 루스는 1921년 한 번의 선발과 한 번의 구원으로 모두 두 차례 등판했다. 두 번 모두 승리를 쟁취했다. 그 해 투수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9.00.

6월 14일 디트로이트와의 선발 경기서는 5이닝 4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타석에서도 2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루스는 당시 19개 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후 베이브 루스는 9년 후와 12년 후 각각 한 차례씩 마운드에 올랐을 뿐 타자에 전념했다.

베이브 루스는 1921년 59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1927년엔 60개의 홈런을 때려 최고의 시즌을 맞이했다. 이해 루스는 무려 165타점 0.356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1930년 투수로 1승, 타자로는 49개 홈런으로 1위에 올랐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선발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양현종에게 번트 안타를 빼내는 등 3타수 2안타로 정확히 타율 3할에 올라섰다. 마운드에선 5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빼내는 위력적인 투구를 과시했다.

양현종은 4회와 5회 삼자범퇴로 호투했으나 6회초 선두타자 오타니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한 후 첫 실점했다. 5번 윌쉬에게 2루타를 맞아 점수를 내줬고, 7회엔 선두타자 이글레시아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양현종은 마지막 타자 트라웃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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