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마지막 중복청약'에 '대기 품앗이'까지...CMA 계좌 2500만좌 돌파

      2021.04.27 16:02   수정 : 2021.04.27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기서 빨리 만들고 바로 다음 센터로 넘어가려고요. 거긴 지인이 번호표 뽑고 대기 중이에요. 이번이 중복청약 마지막이라는 데 할 수 있는 데는 다 해봐야죠."
27일 오전 서울 노원구 미래에셋증권 노원WM점에서 만난 임모씨(58)는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신규 계좌를 만든 뒤 맞은편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노원PB센터로 넘어갈 계획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중복청약 막차'로 관측되는 에스케이아이이티(이하 SKIET) 공모주 청약을 하루 앞두고 계좌 개설을 위한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동네 주민들끼리 증권사를 나눠 번호표를 뽑아주는 ‘품앗이’가 벌어진 것이다.

■8시 개점인데 새벽 1시 반부터 '대기 마감'
이날 증권사 투자센터 곳곳은 신규 계좌를 개설하려는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의 접수 번호는 오후 1시께 이미 250명을 넘어섰다. 1시 10분 기준 대기인수도 70명에 육박했다.


76세의 한 고령 투자자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했는데 미래에셋증권이 당첨 확률이 더 좋다고 해서 여기도 개설하러 왔다”며 “오전 11시 즈음 와서 2시간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개점 전부터 인파가 몰린 곳도 있다. 여의도 SK증권 영업부PIB센터에선 개점시간을 한참 앞둔 새벽 1시 30분부터 계좌 개설 대기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SK증권의 경우 지점별 일일 개설 가능 계좌 수가 30개로 한정돼 있어 새벽부터 대기자가 몰린 것이다.

개점 직전인 7시 50분경 해당 센터 앞엔 밤을 지새운 투자자를 비롯해 30~40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짝을 지어 온 시민이 대부분인가 하면 대기번호가 마감된 줄 모르고 온 일부 시민은 '허탕'을 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공모주 청약 광풍에 CMA 계좌 2500만좌 첫 돌파
SKIET 청약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의 종합자산관리(CMA) 신규 계좌 수는 폭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MA 계좌는 투자자들이 주식·채권 투자 전 대기자금을 넣어두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어 일반 청약 전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23일 하루에만 총 18만9878개의 CMA 계좌를 신규 개설했다. 이는 지난 22일까지 집계한 4월 일평균 신규 개설 계좌 수(6만여좌)를 3배 이상 넘긴 규모다.

이에 따라 개인 CMA 계좌 수는 지난 23일 처음으로 2500만좌를 넘어섰다.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일 직전 하루 동안 무려 25만여좌가 신규 개설된 데 이어 또 한 번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대기자금' 격인 개인의 CMA 계좌 잔액도 이달 들어 처음으로 6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1일 56조여원 머물렀던 해당 잔액은 22일과 23일 각각 61조1407억원, 62조1261억원을 기록하며 단 이틀 만에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몰아친 '공모주 청약 열풍'이 올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특히 올해 1월과 2월, 3월 개인 CMA 계좌 수는 직전월 대비 각각 5.01%, 4.03%, 6.19% 상승했는데, 2~3% 수준이었던 지난해 하반기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는 이번 SKIET를 기점으로 다소 수그러들겠단 관측도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6월 말부터 중복청약 금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등 또 다른 'IPO 대어'들도 6월 19일 안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면 중복청약이 가능하지만 청약 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SKIET가 '마지막 중복청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IET는 지난 22일~23일 양일간 이뤄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한국 증시 사상 역대 최고 경쟁률인 1883대 1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모은 바 있다.
SKIET의 최종 공모가는 공모가 최상단인 10만5000원으로 29일까지 일반 청약을 마무리한 뒤 내달 11일 상장할 예정이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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