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증권사와 핫라인 개설…타사대체 지연 방지

      2021.04.28 08:31   수정 : 2021.04.28 08: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예탁결제원이 SKIET 상장에 대비해 증권사와 원활한 전문 수신 업무를 위한 핫라인을 구축했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당시 자동송수신시스템(CCF) 장애로 타사대체(보유 주식을 다른 증권사 계좌로 옮기는 것)가 지연돼 투자자들에게 불편을 준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SKIET의 청약을 받는 5개 증권사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원활한 전문 수신 업무를 위한 프로그램 개선을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인 지난달 18일 예탁원 CCF 장애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한 대부분 종목의 타사대체가 지연된 바 있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복 청약이 가능했던 덕분에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타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려는 시도가 평소 대비 폭증하면서 예탁원 CCF가 일정 시간 마비된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상장일 상한가가 풀렸을 때 재빨리 주식을 매도하기 위해 복수의 계좌에 분산된 공모주를 한 계좌로 모으는 경향이 있는데, 상장 당일 차익실현을 위한 타사대체 처리가 몰리면서 예탁원 CCF 전문이 마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당시 처리해야 할 전문 물량이 평소의 열 배에 달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 때 일어났던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당초 개선 과정에서 예탁원과 증권사들은 CCF 가동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주 52시간제를 어길 소지가 있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CCF는 개장 한 시간 전인 아침 8시에 열리는데, 대형주 상장일엔 이를 7시로 한 시간 앞당기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증권사 지점 직원들이 한 시간 이상 초과근무 해야 하는 문제가 생겨 논의 끝에 철회했다"고 전했다.

대신 예탁원은 CCF를 일부 개선하고 문제 발생 시 증권사와 빠르게 소통하기 위해 핫라인을 열어두는 것으로 결정했다. 예탁원은 향후 대형 IPO가 진행될 때마다 같은 방식으로 사고에 대비하기로 했다.

한편, 빠르면 6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예비상장사들도 중복 청약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공모주 중복 청약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중복 청약 금지 규정에 한해 공포(5월 20일) 후 1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는 단서를 달았는데, 이에 따르면 6월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공모주 중복 청약이 제한된다. 반대로 6월 20일 이전에 낸 기업들은 중복 청약이 가능한데, 게임개발사 크래프톤 등은 문제 없이 절차가 진행될 경우 중복 청약 대상이 될 수 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는 각각 지난 8, 15,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심사 결과는 최대 45영업일(약 2개월) 안에 통보되는데 심사가 신속히 끝나 6월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게 되면 이들 가운데 '중복 청약 막차'가 나올 수도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경우 6월 20일 전 상장심사를 통과해 증권신고서를 내게 되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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