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문파, 숨 쉴 수 있게 의원들 좀 놔달라…그래야 당이 산다"

      2021.04.28 07:39   수정 : 2022.06.20 16:04기사원문
20대 국회 때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라며 더불어민주당 내부 비판자로 이름을 알렸던 조응천 의원은 21대 국회서도 내부 쓴소리꾼 노릇을 하고 있다. © News1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영표(오른쪽부터 기호순), 송영길, 우원식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합동연설회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 쓴소리꾼인 조응천 의원이 강성 열혈 지지자들인 '문파'에게 의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제발 놓아 달라고 간청했다.

지금처럼 문자폭탄 등으로 의원들 목을 조이면 조일수수록 국민들 신뢰를 잃어 버리고 재집권의 꿈도 멀어진다며 "좀 놓아 달라"고 했다.

◇ 조응천 "문파 이해하고 존경스럽기까지 하지만 그렇다고 육두문자 욕설을…"

조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문파 보고서'라는 언론 리포터를 읽었다며 그 중 '노무현 대통령님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울 뿐', '문자행동(문자폭탄) 말고는 저희가 도울 방법이 별로 없다'라는 인터뷰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 분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기도 하다"면서도 "그런데 육두문자나 욕설 등의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 여론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라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 문파가 국민 과반이라면 모르겠지만 '문자 행동' 할수록 민심은 떠나

또 "문자폭탄 따라 의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에는 더욱 좋지않게 바라본다"며 "그런데도 굳이 '문자 행동'을 계속 하면 민주당과 문파에 대해 민심이 호감을 갖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조 의원은 "문파가 전국민의 과반 이상이라면 문파의 뜻을 따르는 것이 바로 국정운영이고 선거전략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수의 뜻을 살피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담보하고 선거에서도 이기는 방법 아닌가"라고 문파에게 따졌다.

◇ 문파, 제발 의원들 움직이게 놔 달라…의원들 위축될 수록 재집권 멀어져

이에 조 의원은 "의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여러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니며 떠나지도 않을 것이고, 떠날 수도 없다"면서 "그러니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좀 놓아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조 의원은 "정권을 연장하려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해야 하고 상대보다 더 많은 표를 얻는 것 외 다른 방법은 없다"며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라며 제발 놔 달라고 애원했다.

조 의원은 "4.7 재보선 이전 4번의 전국적 선거를 모두 이겼고 행정부, 입법부, 지방정부의 권력을 우리 민주당이 거의 석권했는데도 (문파는) 민주당이 메인스트림이 되지 못했고 네트워크와 권력이 약하니 '문자행동' 외에는 할 방법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 당권 후보들도 문파 눈치만…당선 된 뒤 어떻게 국민마음 얻으려 하나

그러면서 조 의원은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도 왜 문파들만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가"라고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후보들이) 우선 당선되고 봐야하며 당선된 후 제대로 각을 잡고 민심에 부합하도록 당을 이끌면 될 것 아니냐(고 하지만 어떤 말을 했는지) 국민들이 다 안다"며 "한번 내뱉은 말이 머지않은 장래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뒷목을 향해 되돌아오는 것을 정녕 모르겠는가"라고 안타까워했다.


즉 "정치인에게는 잊혀질 권리란 없다"며 당선을 위해 문파 눈치만 살피고 뒷일을 팽개친다면 그 후과가 너무 쓸 것, 즉 재집권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왜 모르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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