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미술관에서 보는 ‘섶섬이 보이는 풍경’
2021.04.29 11:49
수정 : 2021.04.29 11:51기사원문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도민 여러분께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원화 12점이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되어 제주도민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중섭 화가의 귀한 작품을 기증해주신 삼성가에 감사드립니다.
이중섭 화가는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 강렬한 색채를 통해 민족적 정서를 표현한 우리나라 대표화가입니다.
이중섭미술관에 보관될 작품은 일본에서 활동하던 1940년 연인이었던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엽서화 3점, 6·25전쟁으로 제주에 피난 왔을 당시인 1951년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살며 그렸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등 유화 6점, ‘게(蟹)’와 가족, 물고기, 아이들을 모티브로 제작한 은지화 2점과 수채화 1점을 더해 전부 12점입니다.
이중섭 화가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 가장 사랑했던 가족과의 추억을 담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중섭 화가에게 서귀포는 지상의 유토피아로서의 공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이중섭미술관에 소장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이중섭미술관 옥상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면 섶섬이 한눈에 보입니다. 작품 속 풍경과 매우 닮았습니다.
이중섭 화가에게 무한한 영감을 안겼던 공간에서 작품과 작품 속 풍경을 비교하며 그의 작품과 생애를 들여다보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품이 있어야 할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이중섭 화가께서도 무척 기뻐하실 것입니다.
제주도는 이중섭 화가의 대표작 기증의 뜻을 이어받아 공립미술관으로서 이중섭미술관의 위상을 널리 알려 나가겠습니다.
이중섭미술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속적인 작품 확보와 더불어 미술관 시설 확충도 조기에 마무리하겠습니다.
현재 이중섭미술관은 관람객 규모가 연 27만 명으로 증가하며 개관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룬 반면, 전시·편의 시설은 매우 협소한 실정입니다.
이중섭미술관 인근 부지를 활용해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이중섭의 예술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개관 20주년인 2022년에는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기증 작품은 이중섭 화가의 기일인 9월 6일 전후로 특별전시회를 열어 도민과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전쟁과 피난의 시련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행복을 나눴던 이중섭의 작품이 코로나19 위기를 견뎌내고 있는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희망의 백신이 되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귀한 작품을 기증해주신 삼성가에 감사드리며, 기증 작품을 지역문화 자산으로 잘 보존하고, 활용할 것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4월 29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희룡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