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없다" 50년간 보관된 '전태일 열사 친필 일기장' 공개

      2021.04.29 15:00   수정 : 2021.04.29 15: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절망은 없다. 절망은 없다. 내일을 위해 산다.

"

50여년간 소중히 보관된 전태일 열사의 친필 일기 원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전 열사의 유족들은 이 일기를 '전태일 일기장 관리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불안정노동자철폐연대, 전태일재단 등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태일 일기장 관리위원회'는 2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열사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태일 열사의 친필 일기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모두 7권으로, 전태일 열사가 20살이던 1967년 2월부터 시작돼 1969년 노동 문제에 대한 진술과 고민으로 이어진다. 해당 일기 내용 중 일부는 책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를 통해 공개된 바 있으나 전권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전 열사가 분신 항거한 이후 정부나 지자체 등에 의해 왜곡 활용될 것을 우려해 일기장을 50여년간 보관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 태삼씨는 "불우했던 한 가족의 슬픔을 넘어서 '우리'라는 주체적 사회공동체가 곧 미래라는 의미를 담은 뜻을 세운 전태일 형의 정신을 구현하고 실천해온 노동대중의 피 끓는 50년 동안 우리는 전태일 형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왔다"며 "전태일을 50년 반세기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 농민, 학생, 노동자, 민중에 머리숙여 고마움을 진정으로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전태일 형의 살아생전 일상을 도모한 생활기록을 그 짧은 생애를 사회화하려 한다"고 했다.

태삼씨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는 한국노총, 민주노총, 노동자, 학생, 농민은 하나가 돼라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노동자 천만이 하나가 되면 못알 것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이 노동 해방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태일 열사의 일기장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 노동자의 의무이고 책임이다"며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전태일 열사의 고귀한 정신을 훼손하려는 세력에 맞서 싸울 것이며, 일기장 관리위원회와 긴밀한 연대를 통해 전태일 정신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위원회는 전태일 열사의 일기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을 시작했다.
이후 전산화를 거쳐 전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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