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신고가 행진' 끌어낸 '하드포크'는 뭐?

      2021.04.29 16:56   수정 : 2021.04.29 16: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연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쓰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이더리움(ETH)의 급상승 배경으로 '하드포크(Hard Fork)'가 꼽히면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 개념인 하드포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더리움은 최근 하드포크를 통해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를 낮췄고 성능을 개선해 다양한 응용 서비스 수요를 만들었다. 특히 이같은 강점을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수용해 잇따라 이더리움을 이용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더리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더리움, 이틀 연속 신고가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2714.58달러(약 301만원)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더리움은 전날 최고가보다 40달러 오른 2757.48달러(약 306만원)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에도 2700달러 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올 1월 1일 730달러(약 81만원) 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틀 뒤인 1월 3일 1000달러(약 111만원)를 돌파했고 2월 20일에는 2000달러(약 223만원)도 넘어섰다. 이후 1000달러 대로 떨어졌지만 4월 1일 다시 2000달러를 돌파했다. 4월 15일에 2500달러(약 277만원) 대까지 올랐다가 비트코인 급락에 영향을 받아 4월 18일 2011.77달러(약 223만원)까지 하락한 이더리움은 23일부터 본격 재상승하면서 이날 최고가를 기록했다.

비트코인(BTC)이 주춤한 사이 국내에서도 이더리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 업비트 기준으로 최고가는 지난 16일 기록한 323만5000원에 머물렀으나 이날 323만7000원으로 약 2주만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현재는 319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드포크로 공급 감소 예상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하드포크가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베를린 하드포크'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지난 2018년 7월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번 베를린 하드포크를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가스비 요구 조건을 수정하고 새로운 거래 유형을 허용하며 해커의 서비스거부(DoS) 공격 등에 대응하는 등 4개의 EIP를 포함한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베를린 하드포크를 실행하기 전 커뮤니티에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효율성 증대에 만족해 참여를 확대할 경우 이더리움 생태계가 더 활성화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일었다.

이더리움은 또 오는 7월 베를린 하드포크에 비해 더욱 규모가 큰 '런던 하드포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런던 하드포크는 네트워크의 요금 구조를 다루는이더리움개선제안(EIP)-1599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 발행량이 감소,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Messari)의 윌슨 위덤(Wilson Withum) 연구원은 "이더리움의 발행량은 이더리움2.0으로 가면서 상당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런던 하드포크는 네트워크의 이론적인 최대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블록 탄력성'이라는 개념도 도입할 계획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던 채굴자들이 보상비율의 삭감에 반발해 하드포크에 참여하지 않고 이탈,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도 한다.

하드포크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채굴, 거래 등의 코드 규칙이 있는 네트워크다. 블록체인 프로토콜에 참여하는 모든 노드는 이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블록체인 프로토콜에 개선사항이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포크를 진행한다. 보안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목적으로 새로운 규칙을 추가해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다른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포크를 하면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규칙을 큰 틀에서 바꿀 수 있다.

분산형 기술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는 쉽지 않다. 원활한 업그레이드를 위해 다양한 클라이언트의 개발자는 물론 커뮤니티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포크 중 소프트포크(Soft Fork)는 이전 버전과 호환이 가능한 업그레이드다. 하드포크는 이번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업그레이드다. 예를 들어 소프트포크는 쓰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같은 개념이다. 개선사항이 적용되지만 기존 스마트폰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하드포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바꾸는 것과 유사하다.

하드포크를 진행하면 대부분 이전 노드들은 버려진다. 새로운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지 않은 노드들은 작업을 처리할 수 없다. 이전 버전의 코인 보유자들에게는 일정 비율로 보상을 진행한다.

이더리움, 수차례 하드포크 단행


이더리움은 △프론티어 △홈스테드 △메트로폴리스 △세리니티의 크게 4단계의 로드맵이 있다. 프론티어, 홈스테드, 메트로폴리스의 단계를 모두 거쳤고 지난 해 말부터 시행된 세리니티 단계를 통해 이더리움2.0으로의 업그레이드가 시작됐다. 세레니티가 완성되면 이더리움 로드맵도 정해진 단계를 모두 완료하는 것이다. 이더리움 프로토콜은 기존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ing)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된다.

이더리움은 각 단계의 로드맵에서 몇 차례 하드포크를 진행했다. 예를 들어 2017년 12월에 진행한 '비잔티움 하드포크'를 통해 채굴자들이 가지는 블록생성 보상을 5ETH에서 3ETH로 줄인 대신 난이도 폭탄은 1년 반 연기했다.
2018년 10월에 진행한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는 버그 우려 및 보안 결함으로 인해 중단하고 2019년 2월 다시 진행했다. 대부분 하드포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더리움재단에서 이더리움2.0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대니 라이언(Danny Ryan) 개발자는 베를린 하드포크를 하기에 앞서 "이번 하드포크는 곧 등장할 샤딩과 기존 이더리움과 이더리움2.0이 병합을 하기 전 거쳐가는 단계로 일종이 몸풀기와 같은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며 "이더리움2.0 검증자 풀이 앞으로 훨신 커질 예정인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블록을 검증하는 시간을 줄이고 많은 검증자가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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