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응천 그만하라’ 대열 속속 합류···다음 등장할 쇄신파는

      2021.04.30 13:49   수정 : 2021.04.30 1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문자폭탄’으로 대변되는 강성 지지자들을 감싸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연일 전면에 나서 “당을 위한 일이 아니다”, “의원들이 움직일 공간이 없다”고 일갈하고 있지만 오히려 같은 당 의원들은 만류하며 눈치를 주고 있다. 다만 이를 계기로 쇄신파가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꾸준히 이른바 ‘문파’를 저격해오던 조 의원은 29일 작심하고 쓴소리를 뱉어냈다. 이날 조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70만 권리당원 목소리가 2000명 강성 지지층에 묻히고 있다”고 과잉대표 문제를 지적하며 같은 당 의원 3명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문자폭탄은 적극적인 의사 표시일 뿐,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고 한 김용민 의원과 박주민·김종민 의원을 싸잡아 “그동안 전당대회에서 1위 했던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날을 세운 것이다.

앞서 27일에는 페이스북에 한 매체의 ‘문파 보고서’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공유하며 “이분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럽다”면서도 “문자 행동을 계속하면 우리 민주당과 문파에 대해 민심이 호감을 갖겠느냐”고 자제를 요청했다.

조 의원은 당을 향해 줄곧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 8일에도 페이스북에 ‘우리당이 변화와 쇄신으로 나아가기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미 기득권화 되어 사회적 공감의 리더십을 잃었는데도 약자 편인 척하고, 무오류의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잘못해놓고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3일 뒤인 11일에는 ‘제언 2’를 공개했다. 이 글에서 조 의원은 “핵심 세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극소수 여당 의원들에 대해 강성 지지층이 강한 압력을 가하기 일쑤였음에도 오히려 ‘당의 에너지원’이라는 미사여구로 두둔했다”며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선출직이면 감당해야” 잇단 두둔
하지만 당내 친문 의원들은 강성 지지자들 보호막을 자처하고 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김용민 의원을 감싸고 나섰다. 윤 의원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들이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은 것을 두고 “우리가 선출직 아니냐. 그 정도는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강병원 의원은 “태극기 부대는 감정적·선동적인데 민주당 당원들은 논리적”이라고 옹호했고, 홍영표 의원은 “그것(문자폭탄)을 민심의 소리로 듣는다”고 방어했다.

30일에는 전재수 의원이 조 의원을 제지하고 나섰다.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조 의원이) 문자폭탄, 강성 지지자들에 대해 싸움하듯 작심 비판했다”며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로 논쟁이 가야지, 마치 전쟁하듯 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전 의원은 “사실 친문, 강성 지지자, 문자폭탄 등의 단어는 국민의힘의 집권전략”이라며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역학관계를 친문과 비문으로 나누고 극단적인 싸움을 붙여 민주당 후보가 뽑히더라도 힘을 모으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쇄신파 세력화 할까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이 교집합을 만들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당내 쇄신파 결집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응천 의원은 “(강성 지지층에 반대하는 분들이) 상당히 계시는데 적어도 10명에서 20명 이상을 이름을 걸고 입장을 낼 사람이 모여야 한다고 본다”며 “비주류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고 짚었다.

앞서 노웅래·정성호 등 비주류 성향 중진 의원 6인도 지난 15일 2030 초선 의원들에게 가해진 ‘문자테러’ 관련 입장문을 내고 “자기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불문곡직하고 적대시하는 것은 당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의견 표현의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다면 옳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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