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로빈훗, 도박 부추겨"… '절친'멍거는 "비트코인 극혐"
2021.05.02 17:45
수정 : 2021.05.02 17:45기사원문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든 온라인 무료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훗'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워런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암호화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1일(현지시간) 로빈훗이 투자자들의 도박 본능만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카지노로 바뀐 주식시장
CNBC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버크셔 연례주주총회에서 밀레니엄 세대가 열광하는 로빈훗은 투기를 부추겼고, 주식 시장을 마치 카지노처럼 바꿔버렸다고 비판했다.
로빈훗은 기존 증권사들과 달리 수수료 없이 가입자들이 무료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으로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층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JMP증권에 따르면 로빈훗 사용자 수는 지난해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2월까지 두 달 동안 약 600만명이 새로 가입했다.
버핏은 "미 기업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돈을 맡기고 보관할 수 있는 경이로운 장소로 탈바꿈 했다"면서도 "그러나 그 자체로 엄청난 도박판의 칩이 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빈훗이 '거래 수수료 무료'를 내세워 생전 처음 투자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하루에도 30번, 40번, 50번씩 거래하도록 부추겼다면서 반대급부로 로빈훗 플랫폼은 개미투자자들의 거래를 묶어 증권사에 보내 돈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로빈훗은 '투자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좋은 평가 뒤에 주식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 역시 받고 있다.
특히 연초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레딧에서 기관투자가들이 공매도하는 주식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며 이들 주식 가격을 급등으로 몰고가는데 로빈훗이 큰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벽돌주'인 게임기 체인 게임스톱 주가가 '공매도 압박' 속에 폭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버핏은 자신이 좋아하는 애플 주식에도 이같은 공매도 활동이 연관됐다는 것을 알고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공매도와 연관된 주식 거래 상당수가 로빈훗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불법적인 것도, 부도덕한 것도 아니지만 이를 통해 건전한 사회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도 로빈훗을 통한 도박에 가까운 주식 투자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버핏처럼 비판론에 합류했다.
아울러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이 점점 주류로 편입되고는 있지만 비트코인은 "혐오스러운 것으로 문명의 이익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멍거 부회장은 암호화폐를 "역겹다"고 비판했다.
올해 97세의 멍거는 주주총회 질의응답 시간 중 "물론 나는 비트코인의 성공을 혐오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납치범들과 착취자들 등에 그렇게나 유용한 화폐를 환영하지 않는다"면서 어느날 난데 없이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한 누군가에게 당신들이 엄청난 돈을 몰아주는 것도 역시 반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문명이익에 반해
비트코인에 비판적이었다가 최근 유화적인 태도로 돌아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 등과 달리 멍거는 시종일관 비트코인에 비판적이다.
급격한 가격 변동성과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2월에는 버크셔 산하의 데일리저널 주주총회에 자리에서 비트코인이 교환수단으로서 화폐로 기능하기에는 가치가 너무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비트코인은 일종의 금을 대체하는 인공적인 대체품"이라면서 "나는 결코 금을 사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도 결코 사지 않고 있다"고 금과 비트코인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