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수출 20만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세계 질주
2021.05.02 12:00
수정 : 2021.05.02 17:56기사원문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2018년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간 협의를 거쳐 GM이 한국GM에 배정한 차량이다. 이후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주도적으로 개발해 작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달 28일 한국GM 수출의 최전선인 인천항을 찾았다. 인천항 물동량 가운데 한국GM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인천항에선 한국GM 부평1공장과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레일블레이저, 앙코르GX, 앙코르, 트랙스, 말리부 등이 수출된다. 이날도 인천항 곳곳에는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눈에 띄었다.
인천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차량은 단연 트레일블레이저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최근 수출 20만대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인천항에서 만난 신재웅 한국GM 물류 담당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작년 초 공장에서 생산한 이후 올해 3월 말 선적기준 수출 실적이 20만4000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초대형 선박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윽고 선적 준비가 시작되자 직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일사 분란하게 조를 짜 차량 선적을 시작했다. 통상 선적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 정도이며 이날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선적이 이뤄졌다.
신 담당장은 "오늘 차량을 선적할 배 이름은 통갈라다. 칠레에 있는 항구에서 출발해 24일 걸려 인천항으로 왔다"면서 "폭 32미터, 높이는 50미터 정도 된다. 인천항 갑문을 통과하는 최고 크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파나마 사이즈로 불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GM이 배에 실은 차량 대수는 2100여대이며 미국 뉴와크(Newark)로 향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국가 역시 미국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1·4분기 2만5024대가 판매됐다. 이는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 2위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점유율은 10%를 웃돌았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한국GM의 수출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한국GM의 올해 1·4분기 수출은 7만2691대로 전년 동기대비 7.7% 증가했다.
안현진 한국GM 해외물류팀 부장은 "월 평균 2만대 정도가 인천항을 통해 선적된다. (최근) 반도체 때문에 좀 더디긴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한 달에 배가 15척 정도 들어온다. 배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00여대 정도씩 실린다"고 말했다. 신 담당장도 "많은 해외 딜러들이 차를 빨리 달라고 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도 선사 업체에 도착 일정을 좀 앞당겨 달라는 요청을 별도로 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에 탄력이 붙으면서 2018년에 수립한 경영정상화 계획 실행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협력업체들 역시 한국GM의 수출이 살아나면서 온기가 돌고 있다. 신 담당장은 "트레일블레이저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인천항내 운영 업체들도 작년 기준으로 흑자 전환을 이뤘다며 고맙다고 하더라. 코로나19 때문에 물량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했다가 트레일블레이저 수출 물량 탄력 받으면서 상당히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