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국내 주식 부자 1위, 15조6100억원…삼성家 1~4위 싹쓸이

      2021.05.03 11:01   수정 : 2021.05.03 14: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삼성가(家)의 상속 절차가 지난 달 기준으로 마무리되면서 삼성가가 국내 주식갑부 1~4위를 싹쓸이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4명의 주식가치만 해도 지난 달 말 기준 40조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 60개 그룹 중 주식가치 1조 클럽에 가입한 총수 일가는 18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국내 60개 그룹 주요 총수(總帥) 일가 90명 주식평가액 현황 조사’ 결과 이같은 내용이 도출됐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 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5월 기준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 집단(그룹) 71곳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60곳이다.
주식평가액 대상은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가 90명이다. 주식평가액은 총수 일가가 직접 보유한 보통주(우선주 제외) 주식에 지난 4월 30일 종가(終價)를 곱해 계산했다. 총수 일가가 비상장사 지분 등을 통해 2차로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의하면 60개 그룹 90명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지난 달 말(30일) 기준 98조33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이중 42조 원(42.8%) 정도가 삼성가(家) 몫으로 파악됐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국내 주식부자 왕좌 자리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물려받았다. 이 부회장의 올 초 주식평가액은 9조5747억원. 3월 말에는 8조9200억원대로 연초 보다 다소 낮았다. 이번에 상속 절차가 완료되면서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4월 말 기준 15조616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 달 전보다 7조원 넘게 주식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15조 원이 넘는 주식재산 중 절반은 삼성전자 주식가치에서 나왔다.

이 부회장은 3월 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4202만 150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4월 말에는 5539만 주가 넘는 주식을 법정 상속 비율대로 물려받아 총 9741만 4196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가치는 4월 말 기준 7조930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삼성물산 4조6000억원, 삼성생명 1조7000억원, 삼성SDS 1조3000억 원대 지분가치를 보였다.

이 부회장 다음 주식부자 2위는 홍라희 여사가 꿰찼다. 홍 여사의 지난 달 말 주식가치는 11조4319억원으로 주식갑부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홍라희 여사의 3월 말 기준 주식가치가 4조4000억원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배(倍) 이상 주식재산이 커졌다. 홍라희 여사 역시 삼성전자 지분이 대폭 많아진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홍 여사는 올 4월 30일 이전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5415만36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달 말에는 1억3724만4666주로 개인 중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주인공으로 바뀌었다.

주식부자 3위와 4위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차지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두 자매의 주식가치는 1조8000억원 정도로 같았다. 이후 한 달이 지난 4월 말에는 이부진 사장 7조 7800억원 수준으로 3위, 이서현 이사장은 7조2100억원 이상으로 4위에 올라섰다.

두 자매의 주식가치가 급등한 배경에도 삼성전자가 있었다. 올 1분까지만 해도 두 자매는 삼성전자 주식이 한 주도 없었는데 이번에 상속을 통해 5539만4044주를 넘겨받았다. 이 주식가치만 해도 4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3월 말까지만 해도 주식가치가 동일했던 것에서 상속을 통해 이부진 사장이 동생인 이서현 이사장보다 5000억원 정도 주식재산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두 자매의 주식가치는 삼성생명 주식에서 갈렸다. 이부진 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1383만9726주(6.92%)를 넘겨받은 반면 이서현 이사장은 691만9863주(3.46%)를 상속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가 4명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모두 더하면 42조원 이상이었다. 이는 4월 말 기준 국내


시가총액 10위 셀트리온(36조6200억원)보다 높고, 시총 8위 현대차(45조2900억원 수준)와 맞먹을 정도다.

이어 주식부자 5~10위권에는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6조7106억원),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5조6000억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4조9600억원), 현대차 정의선 회장(3조7300억원), SK 최태원 회장(3조5800억원), LG 구광모 회장(3조48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부자(父子)의 주식재산만 해도 9조3000억원(9.3%) 이상으로 10조 원에 근접했다.

조사 대상에서 빠진 하이브의 방시혁 대표이사의 주식평가액은 3조원 수준으로 계산됐다. 방시혁 대표이사의 친척 형인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은 2조6800억원 수준이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2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71개 기업 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이사도 2조1800억원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 총수 일가 중 주식부자 1조 원대는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1조9000억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4700억원),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1조2900억원), CJ 이재현 회장(1조2500억원), 효성 조현준 회장(1조2400억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1조100억원) 등이 주식재산 1조 클럽 멤버에 가입했다.

이중 올해 총수(總帥) 지위를 새롭게 얻은 효성 조현준 회장은 동생 조현상 부회장의 주식가치 7800억원 수준보다 높았다. 향후 조 부회장 역시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주식 지분을 일부 넘겨받을 경우 1조원대 주식갑부 대열에 새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타이어 그룹의 경우 조양래 회장의 주식가치는 3300억원 수준인데,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사장은 8600억원 정도로 배(倍) 이상 높았다. 아버지 조 회장이 자신이 가진 주식의 상당수를 차남인 조 사장에 밀어준 영향이 컸다.

공정위가 올해 새롭게 지정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4700억원),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1600억원),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900억원), 엠디엠 문주현 회장(860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과 대방건설 구교운 회장은 그룹 내 상장 계열사 주식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향후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을 모두 물려받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될 경우 10조 원대 주식가치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