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LH 사업지 거래내역 7만건 분석…"투기 의심 210명"

      2021.05.03 12:00   수정 : 2021.05.03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을 추진한 지역의 토지 거래내역 7만여건을 분석 중이다. 내역 분석을 통해 특수본은 원정투기·차명거래 의심자 200여명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특수본을 이끄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금융위·국세청·금감원 전문 인력과 함께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전국 40여개 LH 택지사업지구 거래신고 자료 총 7만여건을 분석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이를 통해 "원정투기·차명거래 의심자 210명, 기획부동산 의심 9개 업체를 추출해 관할 시·도 경찰처에 내사를 지시했다. 또 △편법증여 △명의신탁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통한 증여세, 양도소득세 탈루 의심 거래 238건을 국세청에 통보해 조치하도록 했다.


특수본은 지난 2일 기준 부동산 투기사범 490건·2006명을 내·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199명은 검찰에 송치됐으며, 11명은 구속됐다. 내부정보 등을 이용한 투기 의심 대상은 총 1071명이며, 기획부동산 등 관련 불법행위 의심자는 총 935명이다.

신분별로는 △고위공직자 4명 △국가공무원 79명 △지자체장 11명 △국회의원 5명 △지방의원 48명 등이 포함됐다. 사태를 불러온 LH 직원은 총 60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수사 성과에 대해 "2개월 간 최선을 다한 결과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속도감 있게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고위공직자 등에 대한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툭수본은 세종시 투기 의혹을 받는 이모 전 행정복합중심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에 대해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복청장은 차관급으로, 투기 의혹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공직자 중 최고위직이다. 이 전 청장은 세종시 국가산업단지 인근 토지를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달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수본은 투기 의혹을 받는 이 전 청장의 부동산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 절차도 진행 중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검찰에서 (영장) 기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업자들에게 내부 정보를 넘기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직원에 대해서도 경찰은 압수물 분석 후 관련자를 소환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일부 SH 직원들은 택지 개발 관련 정보를 넘겨주고, 금품 등을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23일에는 서울경찰청이 SH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남 본부장은 "SH 압수수색 자료에 대한 포렌식 등 분석 작업이 철저히 진행될 것"이라며 "소환조사는 관련자료를 분석한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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