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수술 사망 위증 자문 의혹' 현역의원 고발 당해
2021.05.03 17:51
수정 : 2021.05.03 20:24기사원문
유령수술로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에서 병원 측에 부적절한 자문을 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에 고발됐다. 환자 2명이 의사 자격 없는 이들에게 수술을 받다 사망에 이른 사건으로, 유 의원이 병원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실제 수술하지 않은 의사가 수술한 것처럼 수사기관에 진술하라는 취지로 조언한 녹취록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환자권익연구소와 의료범죄척결 시민단체 닥터벤데타는 3일 오전 11시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유상범 의원을 사문서 행사 교사 및 허위작성 진료기록부 행사 교사, 범인은닉 교사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을 낸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장은 2016년 공장식 유령수술로 숨진 고 권대희씨 모친으로, 지난 2019년 변호사로 활동하던 유 의원에게 권대희 사건을 맡기기도 한 인물이다.
단체는 고발장에서 "유상범은 2018년 6월경 법률자문을 의뢰한 의뢰인에게 형법상 자격모용 사문서, 의료법상 허위작성 진료기록부를 행사하는 방법을 통한 범인은닉을 교사해 의뢰인이 저지른 유령수술 연쇄사망사건의 형사책임을 면탈시켜주려는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관변호사의 지위를 악용해 대한민국의 사법질서를 훼손하는 자에 대한 엄벌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돼 고발조치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2018년 말 유령수술로 환자 2명을 사망케 한 병원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됐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유 변호사는 해당 병원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실제 수술을 한 자격 없는 사람 대신 정식 의사가 수술을 한 것처럼 꾸미라고 조언했다.
유 변호사는 병원 관계자에게 "나에게 들은 거 아니야"라고 선을 긋는 모습까지 보였다.
유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으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인물이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유 의원의 징계절차에 착수할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초 변협은 본지 질의에 "유상범 회원 사건에 대해 언론보도만 있으므로 대한변협이 징계조치 또는 입장발표는 시기상조"라며 "수사기관의 징계개시신청 또는 징계가 필요하다는 지방변호사회 조사위의 결정을 받으면 대한변협 조사위는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바 있다.
이후 일부 변호사들에 의해 변협에 유 의원에 대한 진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변호사회에도 유족들의 진정이 접수된 상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