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차장에 中 고위관료 임명....中 목소리 커질까

      2021.05.05 14:32   수정 : 2021.05.05 15:09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 상무부 고위 관료 등 4명을 WTO 사무차장에 임명했다. 중국은 이를 중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라고 해석했다.

WTO 사무총장에 중국이 지지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가 선임되고 사무차장 중 한 자리까지 중국이 차지하면서 중국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주요 외신들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장샹천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을 비롯해 미국의 앤절라 엘러드, 프랑스의 장-마리 포강, 코스타리카의 아나벨 곤살레스 등 4명을 사무차장에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WTO에서 새로운 사무차장 4명의 임명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WTO 역사상 사무차장의 절반이 여성인 것은 처음이며 성별 균형을 이루겠다는 나의 약속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WTO 수장에 선임되기 전부터 중국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 2019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신경제포럼에서 “중국이 세계경제 성장의 25%를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중국에 여러 차례 긍정적인 발언을 해왔다.

이 같은 배경 등이 작용해 중국은 차기 WTO 사무총장을 뽑는 선거에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아니라 그를 지지했다.

당시 관영 매체는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전 장관이 WTO에 사무총장이 되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일방주의 압박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호평했었다.

WTO 사무총장에 오콘조이웨알라 전 장관이 오르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에티오피아 전 장관에 이어 대표적 국제기구 2곳의 수장 자리를 모두 아프리카 출신들이 가져갔다.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건설과 코로나19 방역 지원 등을 통해 아프리카를 우군으로 포섭하는데 막대한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WHO 사무총장 선거 때도 거대한 자금력으로 거브러여수스 전 장관을 당선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편향적 발언과 활동으로 수많은 논란을 만들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WHO 탈퇴에 결정적 배경이 됐다.

중국 입장에선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과 장 사무차장 등 중국에 우호적이거나 중국 이익을 직접적으로 대변할 2명을 WTO 지도부에 두고 있는 셈이 됐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홈페이지에 WTO가 장 부부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환영하며 이는 중국 역할에 대한 긍정 평가라고 풀이했다.

그는 “장 부부장의 사무차장 임명은 그의 능력뿐만 아니라 중국이 WTO에 보여준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며 “중국은 세계무역대국이자 개발도상대국으로서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계를 굳건히 유지하고 WTO가 세계에서 더 큰 역할을 발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중국은 앞으로도 다자간 무역체계 유지와 글로벌 경제 관리에 공헌하기 위해 WTO 사무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사무국 업무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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