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출장 중 중앙선 침범 사고로 사망..업무상 재해”
2021.05.09 09:50
수정 : 2021.05.09 09: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출장 중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사망한 근로자 A씨의 아내가 "유족급여와 장례비용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대기업 협력사 직원인 A씨는 2019년 업무용 차량으로 협력사 교육에 참석한 뒤 업무용 차량으로 근무지로 복귀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A씨의 아내는 근로복지공단에 장의비와 유족급여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A씨가 운전 중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범죄행위를 했고, 이 행위로 사망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돼 발생한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고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중앙선 침범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해서 입법 목적과 규율 취지가 다른 산재보험법상 범죄행위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이 없고 중앙선 침범 이유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고인은 음주를 하지 않았고 1992년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교통법규 위반이나 교통사고 경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