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독극물 치료했던 의사 돌연 실종

      2021.05.10 06:46   수정 : 2021.05.10 06:46기사원문

작년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던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한동안 입원한 병원에 재직했던 의사가 실종됐다.

9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옴스크 제1구급병원’ 수석의사로 일하다 옴스크주 주정부 보건장관이 된 알렉산드르 무라홉스키가 사흘째 실종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7일 옴스크주 볼셰우코프스키 지역 포스펠로보 마을에 있는 사냥 기지에서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숲속으로 들어갔던 무라홉스키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8일 경찰로 접수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재난당국 대원, 현지 주민 등과 함께 헬기와 드론까지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무라홉스키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홉스키가 떠난 사냥 기지에서 6.5km 정도 떨어진 곳에선 그가 타고 나간 사륜오토바이만 발견됐다.
무라홉스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평가인 나발니를 치료한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의 주치의였다.

앞서 지난 2월 초에도 나발니 치료에 참여했던 옴스크 구급병원의 마취통증·중환자 담당 차석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쉰이 55세의 나이로 급사해 의문사 의혹이 불거졌다.

나발니의 비서실장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당시 CNN 방송에 “막시미쉰이 나발니의 혼수상태에 대한 치료를 책임지고 있었다”면서 “그가 알렉세이(나발니)의 상태에 관해 그 누구보다 많이 알았던 만큼 나는 그가 자연사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피살설을 주장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이 병원에서 사흘동안 치료를 받았다.
이후 나발니는 독일로 이송돼 독일 병원에서 5개월간 치료를 받고 지난 1월 귀국하자마자 체포돼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에게 사용된 독극물은 과거 소련이 개발한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라고 발표했다.
이후 푸틴 정권의 암살 시도 의혹이 제기되자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 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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