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김성환 교수팀 '실크 단백질 기반 다용도 전자문신' 구현
2021.05.10 10:13
수정 : 2021.05.10 10:13기사원문
이에 따라 원하는 회로를 그려 넣은 후 굴곡진 피부 조직에 부착, 진단 및 약물 전달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헬스케어 소자로 이용될 전망이다.
10일 김성환 아주대 교수(물리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는 실크 단백질 나노섬유 위에 탄소나노섬유 잉크로 회로를 그려 넣는 방식의 전자문신 구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신소재 분야 최고 권위지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즈(Advanced Materials)> 권두 표지논문(Frontispiece)으로 5월 6일 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피부 위 진단 및 치료응용을 위한 다기능, 극박 전자문신(Multifunctional and Ultrathin Electronic Tattoo for On-Skin Diagnostic and Therapeutic Applications)’이다.
이번 연구는 광학 전문 기업 팬옵틱스와의 산학협력 연구를 통해 진행됐으며, 제1저자로 아주대 나렌다 고굴라 BK연구 조교수, 공동저자로 팬옵틱스의 김장선 대표이사 외 3인이 참여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체 조직에 부착 가능한 차세대 헬스케어용 전자 소자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이러한 헬스케어용 전자 소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제 생체 조직과 같이 유연하고 잘 늘어나는 전자 소자가 필요하다.
이에 많은 연구자들이 유연 기판에 전극과 전자 소자를 집적, 다양한 인체 신호를 읽고 분석하는 소자를 개발해왔다.
이러한 형태의 소자는 ‘피부를 인공적으로 모방한 전자 소자’라는 개념으로 해석되어 ‘전자 피부’라 불린다.
이렇게 개발된 전자 피부와 실제 인체 피부와의 완벽한 인터페이스를 위해서는 지문을 비롯한 굴곡진 표면을 따라 부착할 수 있어야 하며, 생체 적합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전자 회로를 생체적합 물질을 사용해 매우 얇게 구현해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성환 교수 공동 연구팀은 고치에서 나온 실크 단백질을 통해 생체친화적이고 물리적·화학적 물성이 우수한 바이오 고분자 소재에 집중했다.
먼저 연구진은 전기방사 방법을 활용하여 인간 머리카락 50분의 1 두께의 실크 나노섬유 종이를 제작했다.
여기에 탄소 나노섬유 잉크를 활용, 붓으로 실크 나노섬유 종이에 원하는 모양의 회로를 그려 넣었다.
잉크가 마르면서 그린 모양대로 회로가 떨어져 나오고, 이를 문신 스티커처럼 물을 살짝 묻힌 피부에 올려놓기만 하면 전자문신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만든 전자문신은 두께가 매우 얇아서 지문처럼 촘촘하게 주름진 표면에도 올릴 수 있으며, 샤워를 제외한 여타 일상 생활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전자문신의 사용을 마치면 물티슈 등으로 가볍게 닦아내면 되기에 관리도 쉽다.
탄소 나노섬유에서 기인할 수 있는 유해성은 전자문신 중간에 삽입된 실크 나노섬유가 차단해 준다.
피부에 부착한 전자문신은 심전도와 근전도 검사를 위한 전극으로, 혹은 온열 치료나 약물 전달을 위한 패치로 응용이 가능하다.
전자문신에 약한 전류를 흘려주거나 빛을 쬐어주면 탄소 나노섬유에 의해 열을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빛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원격으로 전자문신을 데울 수 있음을 의미하고, 이는 응용 범위가 매우 넓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크 단백질에 원하는 약물을 탑재할 수도 있어, 원격으로 문신 온도를 조절하여 약물 전달 효율을 조율할 수 있다.
김성환 교수는 “인체 피부에 전자회로를 집적하려는 연구는 많은 진전을 이루어 왔지만 생체 적합성 및 생체 조직과의 인터페이스 문제는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온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소재 기술은 바이오 소재들이 전자 소자 구현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앞으로 다양한 헬스케어 소자와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주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BK21 Four 사업과 경기도 주관 지역협력연구센터사업(GRRC),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 에너지인력양성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관련 기술은 팬옵틱스와의 산학협력 연구를 통해 개발되었으며, 국내 특허 출원과 함께 일부 기술이전 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