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금지법 사실상 '콕 집은' 文 대통령 "엄정한 집행 강조"

      2021.05.11 06:00   수정 : 2021.05.11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4주년 특별 연설에서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며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삐라 살포를 금지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법)을 사실상 콕 집어 '법을 어기지 말라'고 강력 촉구한 것이다. 임기 1년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 조성을 막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명한 가능성을 봤다. 국민들께서도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북한의 호응을 기대한다"며 "함께 평화를 만들고, 함께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것은 최근 한 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것과도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경기·강원 일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혐의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를 조사 중이다. 박 대표는 지난 4월 25일부터 29일 사이 대북전단 50만장 등을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날려보냈다고 주장했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에 대한 확성기 방송 △북한에 대한 시각매개물(게시물) 게시 △전단 등 살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박 대표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북전단금지법 위반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남북 간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 등 행위에 사실상 '경고'를 하며, 위반 행위에 대한 법 집행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으로 해석하면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간 긴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탈북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4월 말 대북전단 50만장 등을 살포했다고 한 것과 관련 "용납 못할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2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6월 김 부부장이 대북전단 비난 담화를 발표한 이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강행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북한이 도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또한 5월 하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한미 정상회담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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