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수만 번 망치질로 피워낸 모란… 화각을 아시나요?
2021.05.12 18:52
수정 : 2021.05.12 18:52기사원문
전통공예 서각·화각 한국명인 지향(知香) 김희연 작가(사진)는 우리나라 미술 장르 '화각' 분야를 개척해 가장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선구자다.
현재 한국서각예술인협회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김 작가가 '화각'이라는 미술 장르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당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모든 미술 장르에 걸쳐 전시회를 가질 당시 '화각'이라는 작품을 갖고 참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매년 서울 인사동 갤러리로부터 초대를 받아 화각 작품 개인전을 열어오고 있다.
검정 아니면 흰색 중심 무채색의 '전통 서각'과는 달리 '화각'은 시각적 요소 중심으로 색채와 디자인, 손글씨 캘리그라피 등 공예 특성인 쓰임새(用)와 아름다움(美)의 짜임새 있는 시각적 예술의 결과물이며 '현대 서각'에서 진화된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대학 학부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디자인을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전공한 김 작가는 개인전과 초대전 등을 통해 지금까지 1000점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중견작가다. 현재 대학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강의하고 있는 교수이기도 하다.
김 작가의 작품 소재는 주로 꽃이다. 그중에서도 목단(모란)을 작품의 소재로 많이 작업하고 있다.
김 작가는 12일 "작업실이 있는 경남 김해에 거주하면서 지역의 문화를 통한 스토리 가운데 하나인 가야사 유물에 얽힌 것을 형상화해 작품에 많이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김해미술협회 회원, 운영위원 등 지향 서각·화각 아카데미 연구원장, 화각 예술작가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김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17회, 아트페어 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 각종 공모전 초대작가·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일부 장관상을 비롯해 우수작가상·우수지도자상 등 많은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김 작가는 "좋은 화각 작품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나무 소재를 잘 선택해야 되고, 작업과정으로 형체 위에 입체적으로 도드라지는 채색 과정이 성패를 가름할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원목이 머금고 있는 진액과 물감이 어우러지게 되면 작가가 원하는 것보다 더욱 단아하고 깊이가 있는 또 다른 색상을 연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비 오는 날에 맞춰 채색 작업을 많이 한다는 김 작가의 작품들은 전시 때마다 관람객들로부터 색상이 화려하면서도 들뜨지 않고 담백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