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확보전 뒤지면 중국에 전기차 내준다" 글렌코어 CEO
2021.05.13 03:19
수정 : 2021.05.13 03:19기사원문
코발트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과 유럽 자동차 산업은 중국에 밀리게 될 것이라고 아이번 글래슨버그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가 12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글렌코어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코발트 세계 최대 채굴업체다.
글래슨버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의 자동차정상회의에서 서구 자동차 업체들이 순진하게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중국 업체들은 이미 자신들의 공급망 취약성을 곧바로 인지했으며 그 해결 방안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는 약속을 확실하게 받아냈다고 지적했다.
코발트는 장거리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다.
글래슨버그는 "서구 업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이게 문제가 된다는 생각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는 중국에서 수입하면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일이 꼬여 중국이 배터리를 수출하지 않겠다, 대신 전기차를 수출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그렇게 되면 배터리를 어디서 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 경고는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타격을 입는 가운데 나왔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가격 역시 이미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 속에 지난 반년간 50% 폭등했다.
코발트는 구리와 니켈 광산에서 부수적으로 채굴되는 광물로 전세계 연간 생산량의 60%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콩고민주공화국이 전세계 연간 코발트 생산량 13만톤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발빠르게 움직여 콩고 코발트 생산량의 약 40%를 벌써 장악했고, 콩고에서 서구 광산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사업권을 갖고 있는 글렌코어와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 또 코발트 처리 설비와 광산에도 상당한 규모를 투자해 이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연초 시가총액 규모 1300억달러의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중국 몰리브덴'의 키산푸 구리-코발트 광산 지분 25%를 1억3700만달러에 사들였다. 중국 업체들끼리 코발트 광산 지분을 사고 팔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높아진 것이다.
반면 서방 기업들은 코발트에 관심이 없다고 글래슨버그는 비판했다.
그는 글렌코어가 콩고 광산 가운데 한 곳의 지분 일부를 서방 기업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입질이 없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