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연내 물류테크 ‘유니콘’ 되겠다”
2021.05.13 16:15
수정 : 2021.05.13 16:15기사원문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13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기반으로 기업에게 맞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확보된 물류 핵심 데이터를 가장 빠르고 투명하게 제공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565억원을 달성, 현재 300여개 기업고객사와 4만2000개 중소형 상점들에게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배송기사 6만6000여명과 풀필먼트센터 등 전국 450여개 거점 기반 물류망을 토대로 실시간 배송, 전담배송,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즉 대중소기업 누구나 쿠팡 ‘로켓배송’과 마켓컬리 ‘샛별배송’ 수준의 물류IT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다음은 유정범 대표와의 일문일답.
―네이버와 현대차에 이어 GS홈쇼핑 지분 참여가 화제다. 메쉬코리아 미래 가치는.
▲네이버, 현대차, GS홈쇼핑 모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IT, 제조, 유통 분야 대기업인 3사 모두 메쉬코리아와 시너지가 예상된다. 우선 네이버가 운영하는 ‘네이버쇼핑’ 등 메가 플랫폼에서 메쉬코리아 물류 IT솔루션과 거미줄처럼 촘촘한 물류망 활용가치가 높다고 여겨진다.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선언한 현대차 역시 자율주행와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메쉬코리아가 보유한 물류 알고리즘 기술과 인프라를 접목시킬 예정이다. 우리 역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차량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물류 솔루션을 고도화할 것이다. 최근 투자를 결정한 GS홈쇼핑은 다회차 당일배송과 즉시배송 등 라스트마일 배송 역량과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밀키트 등 냉장식품과 과일 등 각종 신선식품의 판매 확대가 가능해진다. 연내 GS홈쇼핑과 합병할 예정인 GS리테일까지 가세하면 시너지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편의점과 헬스&뷰티스토어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전국에 1만5000개 오프라인 물류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도보배달플랫폼을 통해 배달원 6만명을 확보한 상태이다.
―메쉬코리아 브랜드 ‘부릉’이 더 유명하다. 기존 이륜차 배달대행 업체와 다른 점은.
▲메쉬코리아는 자체 보유한 이륜뿐 아니라 화물트럭 등 사륜차와 더불어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활용하고 있다. 본사가 계약과 정산을 모두 관리하는 중앙관리사업구조를 갖춰 화주와의 계약과 정산을 본사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 또 라이더에 대한 재해보험도 본사에서 지원한다. 즉 각 지점과 라이더를 포함해 플랫폼 자체에 대한 장악력이 높으며 본사가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다. 또 배송뿐 아니라 보관, 포장, 재고관리, 교환, 환불 등 물류의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과 쿠팡 핵심 경쟁력은 풀필먼트다. 메쉬코리아 현황이 궁금하다.
▲풀필먼트는 고객사(판매자)의 위탁을 받아 제품 배송뿐 아니라 보관, 포장, 재고관리, 교환, 환불 서비스 등 물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아마존과 쿠팡은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강력한 판매 플랫폼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풀필먼트 시스템 기반 자체 물류망에 당일 배송 시스템까지 동시 가동하고 있다. 즉 판매, 유통, 물류 시장 전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달리 소규모 판매자들에게는 다양한 소비자들에 대한 배송 요구를 일일이 충족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물류 트렌드를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가 없을 뿐 아니라 물류센터 등의 인프라는 물론 트럭, 이륜차 등 배송수단 투자도 부담이다.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메쉬코리아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포함한 토탈 물류서비스를 첨단 IT와 빅데이터를 접목해 해결해주고 있다.
―국내 시장은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우세하다. 메쉬코리아 비즈니스 플랜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장은 D2C(Direct to Consumer)이다. D2C는 판매자가 백화점 등 중간 유통상이나 쿠팡 같은 온라인 거대 구매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 판매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북미에서는 나이키 등 주요 판매자들이 아마존의 절대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면서 D2C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판매자들에게 지워지는 높은 수수료 부담과 출혈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지나친 가격경쟁을 부추기는 아마존의 일방적 방식을 거부하는 판매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반(反) 아마존’ 정서가 판매자들에게 만연하고 있으며 아마존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D2C 방식이다. 국내에도 아마존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쿠팡이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 위주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 반면 메쉬코리아는 D2C 생태계에서 판매자가 제품 개발, 판매, 마케팅에만 오롯이 집중하고 나머지 물류와 배송은 우리에게 전부 또는 일부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유통단계를 줄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자본, 시간, 인력을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쓸 수 있다. 이를 통해 판매자들 수익이 올라가면 물류와 배송빈도가 높아질 것이며, 메쉬코리아 역시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다.
―판매자들이 메쉬코리아를 선택했을 때,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무엇인가.
▲현재 많은 판매자들은 일관되고 높은 배송 품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배송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 등 시간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날씨, 노무, 가격이슈 등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변수 관리도 중요하다. 즉 ‘빠른 배송’과 더불어 ‘일관된 배송’ 품질을 보장하는 게 핵심이다. 판매자들은 메쉬코리아를 통해 확실한 배송품질을 유지하고, 배송과 물류에 대한 빅데이터 솔루션까지 얻어갈 수 있다. 또 D2C 생태계에서 최종 소비자 역시 빠르고, 정확하고 일관적인 배송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간 유통마진 거품도 사라지므로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에 높은 품질까지 확보한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물류 테크 역량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길 바란다.
▲물류 전 영역에 IT기술력과 빅데이터가 접목되고 있다. AI가 배차 시스템을 통해 배송 최적 경로를 배송기사에게 알려준다. 이는 내비게이션 역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머신러닝 기능을 통해 배송기사의 운전 습관과 선호 경로까지 반영하며 배송기사 개별에 맞는 최적의 경로를 추천한다. 단순히 빠르고 많은 배송업무만을 위한 배차가 아니라 기사의 효율적이고 안전한 배송수행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운송관리시스템(TMS)은 국내 유수 유통 및 물류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주문관리시스템(OMS)은 고객사 재고 연동은 물론 주문접수부터 배송신청, 송장발급, 배송조회까지 지원한다. 메쉬코리아 기술력은 풀민먼트센터 등 물류거점에서도 각각 재고를 실시간 제어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