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파운드리 증설 1조+α 지원… R&D 최대 50% 세액공제
2021.05.13 18:30
수정 : 2021.05.13 18:30기사원문
기존 메모리반도체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공급 부족 사태를 보이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증설 자금 1조원 이상을 지원해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더구나 K-반도체 벨트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외풍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 생태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초일류 반도체 강국의 기틀이 될 전망이다.
■8인치 파운드리 증설
반도체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면서 9년째 수출 1위인 분야다. 반도체에 510조원이 투자되면 2030년 수출은 2000억달러, 생산 320조원, 고용 27만명의 기대효과를 얻게 된다.
이날 발표 계획을 살펴보면 정부는 8인치 파운드리 증설과 소부장, 첨단 패키징시설 투자 지원을 위해 1조원+α 규모의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한 게 이목을 끈다. 정부에 따르면 총 9개 기업에서 2조원 이상의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해당 기업들에 대해 5년 거치, 15년 분할상환으로 대출 상품을 운용할 계획이다. 금리는 1%포인트 감면한다.
8인치 파운드리에서는 이미지센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을 포함한 각종 아날로그 반도체가 생산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아날로그 및 전력반도체 대부분이 8인치 파운드리에서 생산되고 있다. 최근 DB하이텍, 대만 UMC 등 8인치 파운드리 업체는 계약 단가를 10~20% 올리기도 했다.
정부의 지원으로 증설에 망설였던 파운드리 업체들이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천, 음성과 청주에서 8인치 파운드리 설비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천, 음성에는 DB하이텍, 청주에는 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급증하는 주문량에 대응하려면 클린룸 설치, 설비 투입 등에 최소 1조~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며 막대한 자금 투입에 따른 부담을 호소해왔다.
관련 규제도 대폭 간소화된다. 파운드리 업체들이 현실적인 여건과 다르다고 요청한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을 제조 여건에 맞게 개선한다. 수입용기 검사 면제기준을 6개월에서 2년으로 확대한다. 3가지로 제한한 방호벽 기술도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풀어준다.
화학물질 인허가 소요시간도 현행 75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한다. 아울러 반도체 제조공정에 활용되는 웨이퍼 식각장비 등 전파응용설비에 대해 설비검사 전에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기간을 단축한다. 아울러 정부는 화성에 2400억원을 들여 ASML사의 트레이닝센터를 유치해 국내 반도체 공급망을 보완할 예정이다. ASML은 첨단 EUV 노광장비를 독점공급하는 기업으로 반도체업계의 '슈퍼갑'으로 통한다.
■해외보다 파격적 세제지원
정부는 증설과 연구개발(R&D)을 장려하기 위해 관련 세제 지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핵심전략기술과 관련된 투자라면 세제 공제율을 우대 적용한다. 기존에 신성장, 원천기술에 공제를 한 것에 더해 추가 세금공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R&D에 대해서는 신성장·원천기술보다 공제율을 10%포인트 상향해 최대 50%(대기업 최대 40%)로 지원한다.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일반 시설투자 대비 5~6%포인트, 신성장·원천기술 대비 3~4%포인트 상향해 지원을 늘린다.
정부는 설비투자 소요기간 등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세제지원 수준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R&D 비용 일부에 대해 20% 세액공제 적용,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세제지원이 없는 실정이다. 파운드리 강국인 대만의 경우에도 R&D 비용에 대해 15% 세액공제, 첨단산업 시설투자에 대해 5%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정부는 해당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올해 세법개정안에 포함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핵심전략기술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관련업계·전문가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선정할 방침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