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맥주 시장 바꾸는 크래프트…그 '오해와 진실'

      2021.05.15 09:00   수정 : 2021.05.15 09:00기사원문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시장에서 '수제맥주'는 일명 대기업 맥주라고 불리는 3사와 수입맥주를 제외한 소규모·중소 맥주사들이 만든 제품을 뜻하는 말로 통용된다. 크래프트 맥주(Craft 맥주)의 한국어 순화어다.

수제맥주라는 단어의 어감으로 인해 직접 손으로 양조하는 맥주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 특성상 종종 해당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판매돼야 하는 지역 맥주로 오인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크래프트 맥주'라는 단어를 그대로 '수제맥주'로 직역하면서 생긴 오해다.
미국양조가협회는 크래프트 맥주를 독립성과 전통성을 갖춘 맥주사로 정의한다.

실질적으로 미국에서도 크래프트 맥주는 생산 규모 보다는 맥주를 만드는 철학, 마케팅 방법 등에서 일반 대기업 맥주와 구분된다. 한국 맥주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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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는 규모가 작다?

국내 맥주시장 전체 성장률은 10년간 연평균 0.3% 수준으로 정체되고 있다. 하지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0%의 높은 성장세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1위인 제주맥주는 2020년 총 판매 매출 335억원을 달성하며 연평균 148%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맥주 중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국산 1세대 수제맥주 세븐 브로이는 곰표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나섰다. 롯데칠성 음료 위탁 생산을 진행하며 월 20만개에서 약 15배 늘어난 월 300만개까지 공급이 가능해졌다.

◇코나·구스 아일앤드 등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로 각광

국내에서도 유명한 코나 맥주, 구스 아일랜드, 브루클린 브루어리 등의 크래프트 맥주의 공통점은 지역 독자성을 토대로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거론된 제품들 모두 전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크래프트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면 생산 지역에 관계없이 모두 '크래프트 맥주'로 생각할 수 있다.

뉴욕 1위 크래프트 맥주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전 세계 30개 이상의 국가에 제품을 납품하며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시아 최초 자매 양조장인 제주맥주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 파트너 양조장을 두고 생산 및 유통을 진행 중이다.

코나브루잉은 1900년대 하와이의 섬 '빅아일랜드'에서 시작됐다. '알로하 정신'을 모티브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빅웨이브'라는 제품이 가장 잘 알려져있다. 제품은 본토의 오리건주, 워싱턴, 테네시 등에서 생산된다.

오리 로고로 유명한 구스 아일랜드는 1988년 미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로컬 크래프트 맥주다. 현재는 토론토, 상파울로, 서울, 상하이, 런던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 다양한 특성의 지점을 운영하며 현지 생산 및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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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맥주는 대기업 맥주가 될 수 있을까?

크래프트 맥주는 중소기업이라는 말은 오산이다.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선진국 미국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2020년 미국양조가협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전체 상위 50개 맥주 회사 중 약 40개는 크래프트 맥주로 구분된다. 톱(TOP) 10 중에서도 5개가 크래프트 맥주 기업이다.

2019년 미국 크래프트 맥주 1위 기업은 '잉링&손'으로 1829년부터 시작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자 가장 오래된 크래프트 맥주사다.

잉링&손은 긴 역사에 비례하는 규모를 갖췄다. 2019년에는 일반 상업 맥주를 포함한 전체 미국 맥주 시장 중 7위를 기록했고 2005년 기준 생산량은 1년에 약 120만 배럴로 미국 상업 맥주 회사 중 여섯 번째 규모다.

국내에선 사무엘 아담스 맥주로 유명한 '보스턴 비어 컴퍼니'는 1984년 설립된 미국 2위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다. 2020년 2분기 매출은 4억8100만 달러, 약 5312억이다. 연 매출은 1조원을 훌쩍 넘는다.

◇크래프트 맥주의 인기는 글로벌 트렌드일까?

2019년 기준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892.5억 달러 규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츈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향후 연평균 10.4%의 성장률을 통해 2027년 약 2000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미국의 맥주 시장 상황은 국내와 비슷하다. 전체 맥주 시장의 성장은 정체됐지만 크래프트 맥주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양조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연평균 4.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 4083개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수는 2019년 8275개로 늘었다. 대기업·기타 맥주 양조장이 2015년 44곳, 2019년 111곳으로 증가한 것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다.

세계 1위 맥주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생산·수입하는 중국은 전체 맥주 소비량이 소폭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한국, 미국과 동일하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지얀 컨설팅의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특히 중국의 소비 고급화 트렌드로 중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 142억8200만 위안에서 시작해 최근 5년간 연평균 42.1%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박싱캣 브루어리는 중국 우한시에 대형 생산 라인을 갖추고 생산 중인 브랜드다. 총 100종이 넘는 라인업, 3개의 브루펍을 바탕으로 전국 유통 중인 대형 브루어리다.

그레이트 리프 브루잉은 중국의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 중국만의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 확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다. 다양한 맥주 기술자들이 제품의 맛과 품질에 집중해 높은 기술력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트 맥주의 인기는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 중국 맥주 시장과 국내 맥주 시장의 양상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그 다양성으로 소비자의 환영을 받았으며 가정채널을 통해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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